내년 총선 앞두고 '강경화 차출론'에 술렁이는 서초구 : 월간조선

'문재인 내각 1기' 중 여러 번의 개각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에 대한 내년 4월 총선 차출론이 나오면서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일 <조선일보>는 "정치권에서 강 장관 유임이 여권의 내년 총선 전략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강경화 차출론'을 언급했다. 끊임없이 총선 차출론이 나오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연말쯤 정치에 뛰어들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출마는 본인 의지보다 청와대와 여권의 의지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는 정권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총선을 치를 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총선에 내보내 위기를 돌파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당에서는 강 장관 선거구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3선 중인 서울 서초갑 지역구다. 이 의원은 17,18,20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19대때는 공천을 받지 못해 당시 공천을 받은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이 지역 의원을 지냈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꺾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2017년 초 바른정당으로 탈당한 후 현재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초구는 민주당이 서울25개 구청장 중 24곳을 싹쓸이한 작년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 때 한국당 소속(조은희 구청장)이 당선된 유일한 곳이다. 이처럼 보수성향이 강한 서초 지역에 여권에서 강 장관을 거론하는 이유는 강 장관의 대중적 인지도와 경쟁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을 지냈거나 도전했던 인물들 중 여성이 유독 많아 여성 후보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감이 강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 지역에서 강경화 장관 차출론이 나오는 이유는 양대 정당 위원장의 경쟁력 때문이다. 현재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은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이며,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이정근 전 밈코리아 대표다. 자유한국당 서초갑 당협은 이혜훈 의원의 탈당 후 한동안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위원장직을 맡았다. 류 전 위원이 당을 떠난 후 전옥현 위원장이 지역을 차지했다. 전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서울 강서병 지역에서 출마하려 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고, 한참 후에야 비어있던 서초갑 지역구를 맡았다. 전 위원장은 아직 서초지역에서 출마한 경력이 없다.

방송작가 출신인 민주당 이정근 위원장은 2016년 총선에서 서초갑 지역구에, 2018년 지방선거 서초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두 번 다 낙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바람이 불었던 작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에서 유일하게 패배하면서 지역내에서 여당 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수없이 나오는 상태다.

서초갑 지역의 보수성향 인사들은 이혜훈 의원의 탈당 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갈라졌지만 최근 바른미래당의 내홍으로 여론이 심상치 않은 상태다. 3당 모두 현재 위원장으로는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현 서초구청장인 자유한국당 조은희 구청장의 출마설도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