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혜, 김정은 전용열차 평양 도착하자마자 수용소로 끌려가 : 월간조선

북한 김정은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함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담당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을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정치범 수용소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통은 6월 1일 "자신을 하노이까지 가게 해서 개망신 줬다는 이유로 대노한 김정은이 자신의 전용열차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김성혜를 수용소로 보냈다"며 "앞에서는 김정은 환영행사가 열렸지만 뒤에서는 김성혜가 체포 돼 끌려갔다고 한다. 이게 북한"이라고 했다.

조선중앙TV가 3월 5일 새벽 김정은이 평양에 도착한 모습을 공개한 것을 보면 김정은은 북한군과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웃으면서 여자, 남자 아이가 전달한 꽃다발도 받으며 인자한 웃음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때 김성혜는 수용소로 끌려간 것이다.

환영 영상에도 김영철의 모습은 보이는데, 김성혜는 보이지 않는다.

조선중앙 TV 김정은이 빈손으로 왔음에도 "김정은 동지께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공식 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쳤고 3월 5일 전용 열차를 이용해서 조국에 도착했다. 환영 군중들이 굉장히 환호했으며, 김정은 동지가 사랑하는 전체 인민들에게 따뜻한 귀국 인사를 보냈다"고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처형했으며 대미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강제 노역 등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 책략 실장도 숙청돼 정치범수용소로 갔다고 전했다.

김성혜는 북한에서 보기 드문 '여성 대남 일꾼'이었다. 2002년 방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행하기도 했다.

당시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던 2002년 5월 11~14일 3박 4일간 개인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방문 상황이 기록된 유튜브 화면을 보면 김성혜는 박 전 대통령의 모든 방문 코스를 함께하며 안내한다.

김성혜는 검은 양장 차림에 손가방을 들고 동행했으며 비가 오는 날에는 박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워 주며 따르기도 했다. 유튜브 캡처 동영상 속에는 모란봉 전망대에 올랐을 때 김성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이 우(위)에가 중앙떼레비죤 방송입니다”라고 설명해 주고 박 대통령이 웃으며 “예, 제가 설명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음성도 담겨 있다.

이후 김성혜는 과거 각종 남북 회담에 자주 얼굴을 내밀었다. 2005년 제15·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가했으며, 2006년에는 6·15 남북 공동 행사의 보장성원(안내요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남측의 특별 수행원을 안내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을 위해 방북한 이희호(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여사를 개성에서 영접해 부축하기도 했다.

2013년 남북한 간 서울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김성혜는 김여정의 측근으로 평가된다. 김여정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방남 했을 때 수행을 하기도 했다.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을 맞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핸드백을 떨어뜨렸는데, 김성혜가 달려와 핸드백을 집어들은 건 유명한 일화다.

한편 국정원은 김성혜의 수용소행에 대해 "확인해줄 사안이 없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