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 연합' 및 법치 수호 센터 출범식이 열린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김태훈 한반도 통일과 인권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래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사진=뉴시스 및 마이클 브린 회장 제공
법조·학계 등 여러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에서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文) 정부 폭정(暴政)' '김경수 판결' '박근혜 탄핵' 등을 예로 들며 거리에 나온 대중의 분노, 인력을 동원한 속칭 '떼법'이 법 위에 있는 사회 현실을 우려했다.
지난 25일 '법의 날'에 출범한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 연합'(이하 변호사 연합)은 선언문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 지난 수 년 간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는 질식사의 수준에 이르게 되었고, 공기와도 같은 자유가 날마다 희박해져 갔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연합은 "이제 우리 사회는 인권과 정의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장시킬 것인지, 아니면 민족과 평화라는 미명 아래 자유와 법치를 제물로 바치고 전체주의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인지 역사의 갈림길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정부는 자유와 법의 지배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질서를 전면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하 선언문 내용이다.
"인민재판, 여론몰이, 마녀사냥 횡행... 文 정권의 反헌법적 통치 때문"
"대통령이 개별 사안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고, 재판의 방향을 제시하며,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 사면을 언급하고,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헌법재판관에 대하여 전례 없이 임명을 강행하며, 여당은 드루킹·김경수의 여론조작 사건 등에서 재판관에 대한 겁박을 시도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하고, 대통령 비서실과 각종 위원회는 정상적인 법치·행정 시스템을 허물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은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며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헌법 개정을 시도하였다가 무산되었음에도, 교육부의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위헌적인 집행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인민재판식 유죄가 판을 치고 인신구속의 엄중한 기준 대신 정권의 입맛에 따른 자의적 구금이 횡행하고 있다. 엄격한 증거재판주의가 사라지고 위법수집증거가 범람하며, 정권의 표적이 된 사람에게는 인격말살과 수사권 남용을 자행하고 철야·강압·불법 수사마저 일상이 되고 있다.
이 모든 참상은 사법의 이름으로 법원리를 능멸하고 농단을 척결한다며 법의 지배를 파괴한 문재인 정권의 반헌법적 통치 때문이며, 그 결과 우리는 문명의 표피를 쓴 야만이 법공동체의 존립과 자유의 토대를 붕괴시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떼법이 법치를 위협하고 군중의 지배가 법의 지배를 대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최근 권기돈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장과 함께 지은 책 《보수의 재구성》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동원(動員)의 정치가 법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어왔다. 이른바 '떼법'이 법치를 위협하고 군중의 지배가 법의 지배를 대체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거리의 목소리가 법전의 조문보다 강하다. 책임 있는 자유보다는 유아적인 무조건의 자유가 우세하다"며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도 자유라는 말이 싫어서인지 소극적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글이다.
"가짜뉴스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 역시 소극적 자유에 대한 침해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 사실 가짜뉴스는 당사자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자유 침해 행위이지만, 가짜뉴스라는 명분으로 권력이 개입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소극적 자유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 대책이 엄밀한 의미에서 가짜뉴스인 허위조작 기사를 넘어 쓴소리 뉴스까지 제재하겠다는 것이라면, 이것은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유튜브에서 주도권을 잡은 보수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야말로 자유 없는 민주주의로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감정적, 일시적, 불공정한 민심의 분노에 민주주의 실행 기관들이 복종"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은 지난 3월 11일 자 <조선일보> 칼럼에서 "한국 정치 시스템의 약점은 정치 지도자와 사법부의 결정권자들이 민주주의는 민심에 복종하길 요구한다고 믿는 데 있다"며 "가장 좋은 예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민심이 돌아서자 국회·헌재·법원 같은 민주주의 실행 기관들이 민심의 요구에 복종했다"고 지적했다.
브린 전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정적들조차 '징역 25년' 판결이 법리적으로는 터무니없다는 걸 안다"며 "그래도 대다수가 판결을 지지했다. 민심의 감정적인 분노에 걸맞은 판결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미 말씀드렸듯 민심은 감정적이고 불공정하고 일시적이다.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금방 다른 데로 간다"고 했다.
브린 전 회장은 "사실 결정권자들은 민심에 관심 없다. 비판받을까 봐 민심에 응할 뿐이다"라며 "한국 정치 리더십이 가진 이 같은 결함이야말로 민심이 대규모 시위로 민주주의를 구현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서울 거리가 온갖 이슈를 들고 법원 대신 거리로 뛰쳐나온 시위대로 꽉 찼는지 설명해준다"고 꼬집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지난 25일 '법의 날'에 출범한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 연합'(이하 변호사 연합)은 선언문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 지난 수 년 간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는 질식사의 수준에 이르게 되었고, 공기와도 같은 자유가 날마다 희박해져 갔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연합은 "이제 우리 사회는 인권과 정의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장시킬 것인지, 아니면 민족과 평화라는 미명 아래 자유와 법치를 제물로 바치고 전체주의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인지 역사의 갈림길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정부는 자유와 법의 지배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질서를 전면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하 선언문 내용이다.
"인민재판, 여론몰이, 마녀사냥 횡행... 文 정권의 反헌법적 통치 때문"
"대통령이 개별 사안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고, 재판의 방향을 제시하며,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 사면을 언급하고,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헌법재판관에 대하여 전례 없이 임명을 강행하며, 여당은 드루킹·김경수의 여론조작 사건 등에서 재판관에 대한 겁박을 시도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하고, 대통령 비서실과 각종 위원회는 정상적인 법치·행정 시스템을 허물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은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며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헌법 개정을 시도하였다가 무산되었음에도, 교육부의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위헌적인 집행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인민재판식 유죄가 판을 치고 인신구속의 엄중한 기준 대신 정권의 입맛에 따른 자의적 구금이 횡행하고 있다. 엄격한 증거재판주의가 사라지고 위법수집증거가 범람하며, 정권의 표적이 된 사람에게는 인격말살과 수사권 남용을 자행하고 철야·강압·불법 수사마저 일상이 되고 있다.
이 모든 참상은 사법의 이름으로 법원리를 능멸하고 농단을 척결한다며 법의 지배를 파괴한 문재인 정권의 반헌법적 통치 때문이며, 그 결과 우리는 문명의 표피를 쓴 야만이 법공동체의 존립과 자유의 토대를 붕괴시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떼법이 법치를 위협하고 군중의 지배가 법의 지배를 대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최근 권기돈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장과 함께 지은 책 《보수의 재구성》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동원(動員)의 정치가 법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어왔다. 이른바 '떼법'이 법치를 위협하고 군중의 지배가 법의 지배를 대체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거리의 목소리가 법전의 조문보다 강하다. 책임 있는 자유보다는 유아적인 무조건의 자유가 우세하다"며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도 자유라는 말이 싫어서인지 소극적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글이다.
"가짜뉴스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 역시 소극적 자유에 대한 침해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 사실 가짜뉴스는 당사자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자유 침해 행위이지만, 가짜뉴스라는 명분으로 권력이 개입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소극적 자유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 대책이 엄밀한 의미에서 가짜뉴스인 허위조작 기사를 넘어 쓴소리 뉴스까지 제재하겠다는 것이라면, 이것은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유튜브에서 주도권을 잡은 보수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야말로 자유 없는 민주주의로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감정적, 일시적, 불공정한 민심의 분노에 민주주의 실행 기관들이 복종"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은 지난 3월 11일 자 <조선일보> 칼럼에서 "한국 정치 시스템의 약점은 정치 지도자와 사법부의 결정권자들이 민주주의는 민심에 복종하길 요구한다고 믿는 데 있다"며 "가장 좋은 예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민심이 돌아서자 국회·헌재·법원 같은 민주주의 실행 기관들이 민심의 요구에 복종했다"고 지적했다.
브린 전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정적들조차 '징역 25년' 판결이 법리적으로는 터무니없다는 걸 안다"며 "그래도 대다수가 판결을 지지했다. 민심의 감정적인 분노에 걸맞은 판결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미 말씀드렸듯 민심은 감정적이고 불공정하고 일시적이다.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금방 다른 데로 간다"고 했다.
브린 전 회장은 "사실 결정권자들은 민심에 관심 없다. 비판받을까 봐 민심에 응할 뿐이다"라며 "한국 정치 리더십이 가진 이 같은 결함이야말로 민심이 대규모 시위로 민주주의를 구현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서울 거리가 온갖 이슈를 들고 법원 대신 거리로 뛰쳐나온 시위대로 꽉 찼는지 설명해준다"고 꼬집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