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안과 검찰 등 사법개혁 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패스트트랙'이 출발조차 하지 못할 위기에 봉착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패스트트랙이 23일 각 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되면서 패스트트랙 통과는 시간문제로 보였지만, 이를 상정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과반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반대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국회 사법개혁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사진)은 24일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검찰 개혁 법안은 사개특위 위원 18명 중 11명의 동의를 얻어야 패스트트랙에 지정될 수 있다. 현재 사개특위 중 합의한 여야 4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위원 8명, 민주평화당 위원 1명, 바른미래당 2명으로 총 11명이다. 1명만 반대를 해도 패스트트랙이 불가능하다.
오 의원은 “누구보다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바라왔지만, 현재의 반쪽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왔던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일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 개혁안의 성안을 위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사개특위 간사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누더기 공수처 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저의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4당 원내대표들이 패스트트랙 처리 시한으로 정한 25일까지 오 의원을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오 의원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보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있다.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다른 의원을 새로 임명해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추인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말하며 사보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승민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고, 유승민계 이혜훈 의원은 "(사보임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