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과 관련해 한국당 당직자끼리 4월 21일 나눈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여·야3당 원내대표는 이날 점심에 만나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메시지에는 “오늘 점심 때 홍영표(민주당 원내대표),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이 만나서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기로 합의하였다고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한국당 측 관계자들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권은희 의원을 언급하며 “다음 주에 공수처 법안을 반대하는 오신환, 권은희를 빼고 호남계 의원으로 사·보(사임·보임)임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바미당(바른미래당) 지도부에서는 만나면 싸우기만 하는 의총에서 공수처법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 보다는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통한 ‘공수처법 처리가 더 효과적이다’라고 판단하였다”고 적었다.
 
그간 공수처 법안의 핵심 쟁점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여부였다. 권은희·오신환 의원은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주장해왔었다. 사개특위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지난달 25일에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지고지순한 선(善)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사개특위위원인 권은희 의원도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법안이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려면 총 18명 중 5분의 3 이상인 11명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한다. 범여권에선 민주당 8명, 민주평화당 1명 등 9명이 찬성 입장이지만, 오신환·권은희 의원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11명을 채우지 못해 패스트트랙은 물 건너간다.
 
위 문자 메시지 내용과 공수처 법안 통과 요건 등을 감안했을 때, 한국당은 공수처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이는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측 관계자는 공수처 법안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문자 메시지에 담긴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런 제도를 실시하는 나라도 없고 기소하는 기관이 두 곳이면 법 체계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에서 공수처를 접수하면 정권이 바뀌어도 공수처는 좌파 검사들의 소굴이 됩니다… 그 법이 당(한국당)에서 제일 막고 싶고 홍보하고 싶은 법입니다.>
 
한편 여야 4당은 이번 합의에 대한 각당의 추인(追認)을 거쳐 4당 원내대표들이 책임을 지고 4월 25일까지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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