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한 국민연금? 82세 되면 통장 잔고 ‘텅텅’ : 월간조선

국민연금은 노후생활의 버팀목이 아니었다. 은퇴한 고령자는 생활비의 절반을 예금과 적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기존 금융자산 마저도 82세가 되면 모두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2일 펴낸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의 내용이다.

연구소가 65∼74세 국민연금 수급자 65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소비수준이 현역 시절의 50%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이 절반가량(48.6%)이었다. “지금의 소비수준이 현역 때의 30%도 안 된다”고 답한 비율도 15.8%나 됐다. 현역 시기와 비슷한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사람은 0.6%에 불과했다.

특히 은퇴 전 스스로 상류층이라고 인식했던 수급자들이 은퇴 후에는 81.3%가 중산층으로, 6.3%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응답했다. 상류층 10명 중 9명 정도는 계층이 하락했다고 느끼고 있는 셈이다.

수급자들의 현재 노후 생활비용은 월평균 20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최소 노후생활 비용인 183만원 보다는 많지만, 여가생활 비용 등을 포함한 적정 생활비용 264만원에는 60만원 정도 모자란 금액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을 준비했다. 응답자의 12.8%는 20∼30대부터, 41.7%는 40대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평균 82세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해, ‘100세 시대’의 노후 자금 여력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응답자의 52.6%는 금융자산을 소진한 후 “추가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33.8%는 “자녀 부양을 기대한다”고 답해 적극적인 노후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국민연금 수급자의 소득 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