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범죄 증가, 미신 숭배 등으로 '사회 혼란'을 겪고 있다. 미래가 불안한 주민들의 탈법행위가 늘고, 당국은 공개재판·처형을 재개해 인권 탄압에 나서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대북(對北) 제재에 맞서 '자력 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를 강조, 내부 단속을 강화했지만 사회 불안은 더욱 가중되는 현실이다.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올해 들어 공개재판과 공개총살형이 다시 시작됐다. 사법 당국이 '사회질서 유지'라는 명분을 앞세워, 당국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시 중심가에서 2월과 3월에 연이어 공개재판이 벌어져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특히 3월에 벌어진 공개재판에는 청진시의 공장기업소, 대학, 인민반 주민 수만 명을 조직적으로 집결시켜 참관하게 하고 사형 판결 후 즉시 공개총살형을 집행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수남구역 장마당 인근 수성천에서 열린 대규모 공개재판에 처해진 3명의 죄명은 '미신행위'였다. 이들은 중앙의 비(非)사회주의 방침에 반하는 '칠성조'라는 미신 숭배 집단을 만들어, 전국을 돌며 세력을 확장하려 한 것으로 발표됐다"고 전했다. 그의 증언이다.

"공개재판에 오른 주민은 모두 여성들로 2명은 총살형, 1명은 무기징역형으로 판결되었다. 이들은 3살, 5살 난 어린이들을 이용해 이들이 '신을 업었다(신이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돈을 받고 점을 봐주는 등 조직적으로 미신행위를 했다. 요즘에는 주민들 사이에서 혼사(婚事)나 장사 등, 일생의 중요한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점쟁이를 찾아 점을 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당 간부들과 사법기관의 가족들도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 점을 보는 것이 다반사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앙에서 거듭 비사회주의 척결과 사회질서 확립을 강조하지만 그 지시에 따르는 주민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법대로 살다가는 굶어 죽기 딱 좋다'는 의식이 주민들 속에 팽배해 있어, 불법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미신행위가 널리 확산되자, 사법 당국이 다시 공개재판을 벌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지난 2월에는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공개재판이 열리는 기이한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그의 증언이다.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15~16살의 중학생들이 2~3명씩 조를 짜서 밤마다 강도 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공개재판에 처해졌다. 이들은 주민들을 상대로 마구잡이식 폭력을 휘둘러 돈이 될 만한 것들을 강탈했다. 한동안 밤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했다. 강도짓을 벌인 학생들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중형은 면했지만, 올해 들어 미성년자들과 여성들의 범죄가 늘면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