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마약 논란’에 휩싸인 황하나(31)씨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와 <일요시사>는 과거 필로폰 투약·공급 관련 혐의에 연루된 황씨가 ‘경찰의 봐주기 수사’로 풀려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들에 따르면 황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자신의 부친과 경찰 고위층 간의 친분을 과시하고, 모친이 사건 뒤처리를 해줬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맛집 소개, 명품의류 홍보 등 파워블로거로 유명세를 탄 황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다. 홍 회장의 막내딸인 홍영혜씨의 1남1녀 중 장녀다. 2017년에는 JYJ 출신의 가수 박유천씨와 교제 중인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박씨와 황씨는 한때 결혼까지 발표했지만 수차례 연기 끝에 작년 5월 결별했다.
<일요시사>의 1일 자 보도에 따르면 황씨는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에, 2015년에는 대학생 조모씨의 필로폰 공급·투약 혐의에 연루됐지만 각각 기소유예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매체가 입수한 ‘2015년 조씨의 필로폰 투약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조씨)은 황하나와 공모해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판단했음에도 황씨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요시사>가 2일 입수해 보도한 황씨와 그의 지인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2015년 12월)에 따르면, 황씨는 “사고 치니깐 (어머니가 화나서)... 그러면서 뒤에서 뒤처리는 다 해준다. (사고치고 다니니깐, 어머니는) 내가 미운 거지 뭐... 나한테 사기 치는 애들이 많잖아”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MBC는 2일 보도에서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2015년 녹음된 이 녹취 파일에는 당시 ‘황씨가 부장검사와 친분이 있다’며 자신을 비난하는 블로거에 대해, 황씨가 발끈하면서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해당 녹취에서 “야,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이랑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라며 “장난하냐? ‘개베프’(친한 친구)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녹취에서는 “지금 아예 남대문 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까지 만나고 오는 길이야. 내가 사진도 올렸지만 그냥 민원실도 아니야”라며 “경제팀도 아니고 사이버수사팀도 아니야 나는”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이 매체에 “황하나가 누군지 모른다. 남양유업에 아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MBC는 이날 황씨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이 여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소파에 앉아 “몽롱하다, 몽롱해. 저 커튼도 막 이렇게 보이고, 두꺼비 VIP”라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담겼다. 관련 제보자는 이 매체에 “(황씨에게 필로폰) 주사를 놓아줄 때 제가 목격을 했다. 방에서 다들 모여서 주사를 놓아줬다”며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제기했다.
남양유업은 2일 입장 자료를 내고 “황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고,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며 “일부 언론에서 황씨를 고인이 되신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지어 보도해 회사의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및 그 가족들까지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황씨 개인과 관련한 내용을 남양유업과 결부해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는 2일 황씨의 마약 관련 혐의를 작년 10월부터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의 모발 등을 수집하기 위해 작년 12월과 올해 3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강조사가 필요하다”며 잇따라 기각한 바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씨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명확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