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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회찬은 왜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오세훈의 "노회찬은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란 발언에 분노한 정의당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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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정의당은 지난 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난했다. 오 전 시장이 같은 날, 보궐선거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를 찾아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원하면서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세훈 전 시장은 “상대방 후보인 정의당이 유세하는 것을 보니 노회찬 정신을 자주 얘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느냐?”며 “무엇 때문에 이 선거가 다시 열리는 것이냐.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의 정호진 대변인(노회찬 전 의원의 비서관 출신)은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유세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망언을 쏟아냈다” “고(故) 노회찬 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망언으로 일베 등 극우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식공격과 판박이다”라면서 반발했다.
 
이들은 “변호사 출신인 오세훈 전 시장은 사자명예훼손이 어떠한 범죄에 해당하는지 범죄의 무게를 본인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면서 “모르고 한 말이 아니니 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또 “보수표를 모으겠다며 고인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이 명예 난도질에 혈안이 된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의 자부심에 테러를 가한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는 2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어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국당 강기윤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노회찬 전 대표를 모욕했다”며 “묵과할 수 없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노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창원 성산 시민들에 대한 정치적 테러”라고 주장했다.
 
앞서 본 것처럼 정의당은 오세훈 전 시장의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란 표현에 대해 ‘사자(死者) 명예훼손’을 언급했다. 형법상 ‘사자의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제308조)”을 말한다. 해당 범죄의 구성 요건이 ‘허위 사실 적시’란 얘기다.
 
그렇다면 오세훈 전 시장은 정의당 주장처럼 ‘허위 사실’을 말한 것일까. 법원은 해당 주장이 세부적인 내용에서 진실과 약간이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라면 ‘허위사실’라고 보지 않지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인정(대법원 2013도12430 등)한다.
 
즉,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란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면, 오 전 시장은 노회찬 전 의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회찬 전 의원은 스스로 드루킹(김동원)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정의당이 공개한 ‘노회찬 유서’에 따르면 노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23일,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회찬 전 의원은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며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라고 후회했다. 또 노 전 의원은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요약하면, 노회찬 전 의원은 ‘뇌물’을 받은 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적법절차에 따라 받은 정치자금이 아니므로, 그에 대한 죄책감에 따라 ‘투신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란 표현을 놓고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주장만 놓고 보면 노회찬 전 의원 죽음과 관련해서 지금껏 알려진 내용이 ‘거짓’이라고 하는 것인지, 자신들이 공개한 ‘노회찬 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일까.  정의당 측이 ‘형법’을 오독(誤讀)한 건 아닐까.
 
이런 의문을 해소하려면, 정의당이 “노회찬은 왜 ‘투신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나?”란 물음에 답하고, 오세훈 전 시장의 발언이 ‘허위사실’이란 주장의 논거를 제시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4.02

조회 : 2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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