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기념사업회(회장 백시종)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정원에 소설가 김동리문학비(文學碑)를 건립한다. 동리가 생전 32년 동안 주거했던 흥인동 155번지 부근에 세우는 것으로, 오는 10일 정오에 제막식을 개최한다. 동리는 흥인동 자택에서 <등신불> <까치소리> <사반의 십자가> 등 총 50여편의 작품을 집필했다.

제막식은 황충상 소설가가 사회를 맡고, 이채형 소설가가 동리의 연보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백시종 회장이 문학비 건립 경과를 보고한 뒤, 예술원 회원인 이근배 시인과 윤진호 충무아트센터 사장이 인사말을, 유안진 시인이 동리의 시편을 낭독한다. 축사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및 최일남 소설가,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회장,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회장, 김지연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봉환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이종덕 전 충무아트센터 사장, 김주영 소설가, 윤후명 소설가가 참여한다.

1913년 경주에서 태어난 동리는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백로'가 입선하면서 시인으로 활동, 서정주·박목월 등과 교류했다. 193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화랑의 후예>가, 이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산화>가 등단작으로 뽑혀 소설가가 됐다. 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 전신) 교수를 지냈고 조선청년문학가협회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예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순수문학의 대가로 알려진 소설가 김동리는 생전 이념 갈등, 종교와 사상의 문제, 한국 고유의 전통과 민속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남겼다. 생의 한계를 극복·초월해가는 사람의 노력, 운명에 고뇌하는 인간상을 그리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무녀도> <황토기> <역마> 등이 있고, 중편소설 <을화>의 경우 1982년 노벨문학상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우익 진영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시인, 수필가,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예술원 문학부문 작품상, 3·1문화상, 국민훈장 동백장·모란장 등을 받았다. 1995년 타계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사진=김동리기념사업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