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과거 기자 시절에 쓴 칼럼에서 '공직자의 도리'에 대해 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변인은 소위 '최순실 파문'이 터지기 시작할 즈음인, 2016년 10월 26일 자 <한겨레> 칼럼('안종범 선생'이라 불린 경제수석)에서 "최순실씨는 '회장님'으로 불렸다. 그런 회장님이 청와대 안종범 수석을 부르는 호칭이 '안 선생'이다"라며 "(대통령 수석비서관이지만 최순실) 회장님이 보기에는 그저 계열사의 한 직원일 뿐이다. '안 선생'은 회장님의 뜻을 성심성의껏 받드는 충직한 직원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세종시 공무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 수석은 존재감이 없단다. 그동안은 '무능하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서 무릎을 친다"며 "(안 수석이) 최순실 심부름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국정을) 챙기지도 공부하지도 못했구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칼럼의 말미를 이렇게 장식했다.

"그사이 나라 경제는 엉망이 됐다. 바다에서는 한진해운이 가라앉고, 땅에서는 부동산 값이 치솟고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거리를 헤매고, 집 없는 사람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국가 공무원은 '투잡'이 금지돼 있다. 정신을 딴 데 팔면 나랏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중히 권고드린다. 하나만 하시라. 청와대 수석이 주업인지 부업인지는 모르겠지만…."

김 대변인은 28일 25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2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라는 의혹을 제기받았다. 건물이 위치한 '서울 흑석동 뉴타운 9구역'이 바로 작년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김 대변인은 재개발구역에 놓인 이 건물을 사기 위해 본인 재산 14억원에다 부인 명의의 은행 대출 10억원까지 받아 이른바 '올인 투자'를 했다.

김 대변인은 "결혼 후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 생활을 했다. 지금은 관사에서 살고 있지만, 언제 비워줘야 할 지 알 수 없다"며 "제 나이에 (청와대를) 나가서 또 전세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투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의겸, 손혜원, 부동산 달인들만 있는 대단한 정권이다" "10여억원을 빚져서 알박기 부동산에 투기하는 투기꾼이다" "서민 대출은 투기 취급, 내가 하면 노후 대책! 시민들 할 말 잃는다"라는 등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