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사진=조선DB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3월 22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김윤옥 여사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3월 13일 공판에서 2007년 1월 이팔성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김윤옥 여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이팔성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를 통해 2007년 1월 김윤옥 여사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며 검찰이 사전수뢰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한 건이다.
원심 재판부는 사전수뢰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금품을 수수한 사람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 될 자’여야 하는데, 대선을 1년 남짓 앞 둔 시점에서 이 전 대통령을 ‘공무원이 될 자’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13일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이 같은 사실을 들어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1월 ‘공무원이 될 자’였는지 여부를 법리적으로 다툴 문제라며, 검찰이 김윤옥 여사를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에 불러내겠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윤옥 여사의 증인채택과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검찰은 “지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증인신문 결과 청와대 관저(館邸) 내실로 전달된 국정원 자금 1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영부인이었던 김윤옥 여사에게 확인해야 할 필요성도 추가로 확인되었다”며 김윤옥 여사에 대한 증인 채택 추가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검찰이 의견서에서 제기하고 있는 10만 달러 부분은 원세훈 전 원장이 어떤 목적과 의도로 그 돈을 피고인에게 전달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김윤옥 여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자금 10만 달러 수수건은 2011년 9~10월경 원세훈 전 원장이 국정원 예산관을 통해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에게 해당금액을 전달하고, 김희중 전 실장은 이 돈을 대통령 관저에 전달한 사건이다.
원세훈 전 원장은 당시 청와대에서 추진한 대북사업 비용을 전달했으며, 심부름을 한 국정원 예산관 및 김희중 전 실장에게는 보안상의 이유로 용도를 숨겼다고 진술했다. 반면 검찰은 예산관 및 김 전 실장의 진술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비’라고 주장하면서 자 금용도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검찰은 “변호인이 공여자인 이팔성 전 회장을 통해 확인하면 족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김윤옥 여사의) 증인채택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뇌물 사건에서 공여자의 진술만 확인하면 충분하고, 수수자와 전달자의 진술은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이에 변호인은 “변호인 측이 수수자의 진술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한 적은 없다”며 “공여자 이팔성 전 회장과 수수자 이상주 변호사에 대한 조서가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팔성 전 회장의 증인신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한 후 결정하자는 의도”였다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은 “변호인 측이 수수자의 진술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한 적은 없다”며 “공여자 이팔성 전 회장과 수수자 이상주 변호사에 대한 조서가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팔성 전 회장의 증인신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한 후 결정하자는 의도”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삼성 뇌물 부분에 있어서는 이와 달리, 공여자인 이학수(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의 진술 외에 정작 김석한 변호사 등 수수자의 진술을 전혀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검찰의 입장이야말로 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검토한 후 김윤옥 여사의 증인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하고, 이날 불출석한 김백준 전 기획관의 증인신문 기일은 4월 10일로 새로 잡았다. 3월 27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에는 삼성 뇌물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삼성 임직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