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결례'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동남아 국가 순방 행사에서 말레이시아 총리에게는 인도네시아 인사말을 건네고, 금주(禁酒) 국가인 브루나이의 국왕에게는 건배 제의를 해 '외교 결례'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청와대·외교부 의전팀도 비판을 받았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 좀 쉬어야겠다"며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했다. 95세 되는 마하티르 총리가 얼마나 황당했을까"라고 꼬집었다.

김 전 지사는 "'금주 국가' 브루나이 국왕에게는 '건배 제의'를 했다고 한다"며 "밤에는 낮 인사, 낮에는 밤 인사? 이건 답이 없다, 요양병원에서 푹 쉬는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의전팀의 '부실 의전'은 외국 순방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다. 작년 10월 벨기에에서 열린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는, 의전팀이 엘리베이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문 대통령이 정상들의 기념사진 촬영에서 빠졌다. 작년 11월 대통령의 체코 방문 때는 외교부가 영문 트위터 계정에 '체코'를 26년 전 국가명인 '체코슬로바키아'로 오기(誤記)했다. 지난 15일에는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을 소개하며 청와대 페이스북에 대만의 국가양청원 사진을 게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작년 12월 모로코 방문 당시 호텔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수 분간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기까지 했다.

한 전직 대사는 21일 <조선일보>에 "대통령 해외 순방 때는 간단한 인사말도 두세 번 꼼꼼히 확인해 만전을 기하는 게 외교의 기본"이라며 "시스템이 허술하고 의전팀의 전문성도 떨어지니 터무니없는 실수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외교부 차관도 이 매체에 "청와대와 외교부의 의전 협업 자체가 안 되고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들"이라며 "전문성·책임감·기강의 총체적 부실"이라고 질타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