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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청와대’가 말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다면?

'단계적 비핵화'는 '핵' 아닌 대북제재 없애려는 북한의 기만전술이다!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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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이른바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대량살상무기 폐기 포함)’ 대신 ‘경제 혜택’을 김정은에게 제시했다. 김정은은 무의미한 ‘영변 원자로’란 패를 보이며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른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전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제안을 거절하고, 귀국했다. 김정은도 ‘의욕’을 잃은 채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15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부상 최선희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며 김정은이 조만간 이에 대한 공식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문재인 청와대’는 또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북한이 얘기한 ‘단계적 비핵화’를 언급했다. 이날, ‘문재인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일시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소위 미국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전략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우선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토록 북한을 견인해 내야 한다”며 “그런 바탕 위에서 ’스몰 딜(작은 거래)’을 ’굿 이너프 딜(적당히 괜찮은 거래)’로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한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하다”며 “이런 것을 통해서 상호 신뢰구축과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북한 주장대로 ‘단계적 비핵화’를 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북한의 영변 원자로를 없애는 대신 국제사회가 2016년과 2017년에 북한 자금줄 차단 목적으로 내놓은 대북제재를 해제한다고 가정해 보자. 북한과의 교역을 상당 부분 규제하는 대북제재가 사라진다면, 북한이 현재 겪는 ‘자금난’은 해소된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달러 가뭄’에 허덕이는 김정은이 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교역이 풀리면, 김정은은 다시 당과 군에 ‘달러’를 풀고 상처받은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내부 인사들을 숙청하면서 정권을 강화하게 된다.
 
북한은 그간 핵개발 명분으로 '미 제국주의의 조선 압살 정책'을 내세웠다. 물론 사실이 아니지만, 수십년 동안 이렇게 선전하며 주민들에게 '고립'과 '고난'을 강요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는 건 "탁월한 선군혁명 영도로 미제와의 치열한 대결전에서 연전연승을 이룩하시며 공화국의 존엄과 위용을 온 세상에 빛내주시는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은이 미제에 굴복했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김정은이 "무오류하고 완전하며 유일한 수령"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이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하지 않는 한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단계적 비핵화'를 선언더라도 김정은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핵과 미사일을 가진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자초할 핵·미사일 실험을 더는 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국제사회를 자극할 소위 ‘금지선(레드라인)’은 넘지 않으면서, ‘단계적 비핵화’엔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대북제재가 시행돼도 포기하지 않은 핵을 대북제재 풀린 상황에서 김정은이 폐기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도 김정은이 이전과 같은 무력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을 압박할 명분이 없다. 설사 대북제재를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찬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단계적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를 이루는 방안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허무는 데 악용될 소지가 큰 '기만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에 머뭇거리며 독재정권을 강화해 나가는 사이 남북경협 자금은 북한에 흘러들어 가게 될 것이다.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우회해 ‘남북경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점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된다면,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왔다”면서 ‘남북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아직 핵을 포기하지 않은, 정확히는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 김정은은 우리 자금으로 이뤄지는 사업들을 자신의 치적으로 선전하며 독재정권 유지·강화에 악용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은 물론 가정이지만, 기존 북한의 협상 전술을 감안했을 때 미국과 북한이 ‘단계적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 미국이 생각을 바꿔야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11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우리는 ‘단계적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분명히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일치된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문재인 청와대’는 미국에 ‘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을 재고하라고 요구할 계획인가.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중재’인지 알 수 없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3.17

조회 :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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