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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형법에 '국가원수모독죄'라는 건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나경원 발언에 발끈.....31년 전 폐지된 유신시절 '반민주악법' 가지고 야당 겁박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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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사용, 국회가 파행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가원수모독죄에 해당된다”면서 발끈했다.이해찬 대표가 ‘국가원수모독죄’운운하는 모습을 보며 귀를 의심했다. ‘도대체 저 사람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저 사람이 평생 민주화운동을 해 왔다는 사람이 맞나?’ 싶었다.

우리나라 헌법상 ‘국가원수모독죄’라는 죄는 없다. 유신 시절 ‘국가모독죄’(형법 제104조의2)라는 게 있기는 했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제104조의2(국가모독 등) ①내국인이 국외에서 대한민국 또는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모욕 또는 비방하거나 그에 관한 사실을 왜곡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이익 또는 위신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②내국인이 외국인이나 외국단체 등을 이용하여 국내에서 전항의 행위를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③제2항의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1975년 형법에 신설된 ‘국가모독죄’는 당시 외신 등을 이용해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이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반민주악법’이었다. 흔히 이 조항을 ‘국가원수모독죄’로 기억하는 것은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에 대통령도 포함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조항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해서 ‘민주화’ 이후인 1988년 제13대 국회에서 폐지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야당 원내대표의 비판을 31년 전에 폐지된 법조항, 그것도 유신체제에서나 있었던 법조항을 들먹이면서 펄펄 뛰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설마 그는 아직도 ‘국가원수모독죄’가 형법에 남아 있는 걸로 생각하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서 ‘국가모독죄’를 폐지할 당시에 자기도 초선의원으로 찬성표를 던졌던 것을 잊어버린 것일까? 무엇보다도 자기가 ‘독재정권’이라며 맞서 싸웠던 정권의 논리로 반대의견을 억압하려 든다면, 그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

이해찬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두고 "저런 정도의 정치의식과 냉전의식을 갖고는 결코 국민에게 동의 받거나 지지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금의 비판도 용납하지 못하고 적대하면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냉전의식’ 아닐까?

 

입력 : 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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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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