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빨갱이'라는 용어가 친일(親日) 잔재라고 주장한 문재인 대통령을 지적했다.

하 최고위원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미국의 매카시도 친일파인가?>라는 제하의 글에서 "빨갱이 소동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냉전이 해체되기 전까지 반공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강한 정치 사상 흐름이었다"며 "이런 세계적인 반공주의 현상을 문통이 친일로 규정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미국의 매카시도 친일파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최고위원은 앞서 "문 대통령이 무차별적인 빨갱이 장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며 "나도 사실 보수 일각의 무차별 빨갱이 장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통진당 해산에 앞장선 나까지도 빨갱이 취급받는 보수 진영 일각의 분위기는 분명 비정상적이다"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그런데 문통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빨갱이 장사꾼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비약을 한다. 이건 대통령이 언급하기엔 불순한 의도가 너무 티가 난다"며 "사실 요즘 대한민국에서 '빨갱이' 브랜드보다도 최고의 인신모독은 '친일파' 모자 씌우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 최고위원은 "요즘은 과거와 달리 빨갱이라 공격받으면 오히려 '민주화 투쟁 했구나' 긍정적으로 해석해주는 분위기도 강하다"며 "게다가 보수 인사들도 빨갱이 공격을 받는다. 하태경뿐만 아니라, 조갑제 심지어 황교안 대표까지도 빨갱이로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글이다

"워낙 '빨갱이'들이 많아져서 그렇게 큰 인신공격성 발언이 아니게 되었다. 그에 반해 '친일파' 모자 씌우는 것은 여전히 천형이다. 누가 '친일파'로 규정되면 자신의 모든 업적이 부정되고, 동상이 무너지고 무덤까지 파 뒤집으려 한다. 일본의 우경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친일파 공격의 효과는 여전히 강한 것이다. 그래서 누구를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대통령이 북한과 협력을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다 바칠 기세다. 하지만 대한민국 통합은 거꾸로 간다. 오히려 국민통합의 구심인 대통령이 친일파 논리로 대한민국 쪼개기에 앞장서고 있다. 내년 총선을 너무 의식한 소치가 아닐까 싶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