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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정치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에 대한 적대감이 김일성 때문이 아니라 일제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하나?

“지금도 정치적 경쟁 세력을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 사용..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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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월 1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 “민족정기 확립은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은,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 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면서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여기까지는 당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가 이상해진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면서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다”면서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다. 양민학살과 간첩조작,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에도 국민을 적으로 모는 낙인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되었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면서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다”라고 주장했다.

반공주의가 과거 오‧남용된 부분이 없지 않다 하더라도, 반공주의는 기본적으로 해방 후 공산전체주의와의 투쟁과정에서 생성되었다. 그것은 자유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한 투쟁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반공주의를 더욱 강고하게 만든 것은 김일성이 일으킨 6.25남침전쟁이었다. 전쟁을 겪은 국민들은 ‘빨갱이’라면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반공주의를 ‘친일잔재’로 규정하고 나선 것이다. 역사의 왜곡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에 대한 적대감, 반공주의가 전적으로 일제의 '친일잔재'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반공주의가 강고해 진 것은 김일성의 남침 때문이라는 것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가? '빨갱이'로 몰린 사람들은 모두 무고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친 전쟁과 학살, 테러, 납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빨갱이'를 비판하고 '빨갱이'와 싸웠던 사람은 전부 '친일파'라고 생각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반공주의'의 역사적 정당성과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작용들을 비판하고 반성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반공주의' 자체가 부당하고 불필요한 것이었고, '빨갱이로 몰렸던 사람들'은 모두 역사의 희생자요 '선(善)'이고, '빨갱이'와 싸웠던 사람들은 '친일파'고 '악(惡)'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어제의 3.1절 기념사는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친일파'라는 말을 사용하는 변형된 ‘색깔론’"이라는 의심을 면치 못할 것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제 와서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라면서“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그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언설로 볼 때, 그 말에 선뜻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 등에서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계속 전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편가르기’와 ‘적폐청산’에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장하고 나선 ‘친일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확립’ 역시 우리 사회를 편 가르고,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그래서이다.

이런 불길한 우려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해방 후 북한에서는 친일파 숙청이, 제2차세계대전 후 동유럽에서는 나치 부역자 숙청이 공산화로 가는 출발점이었다.

물론 당시로서는 친일파 숙청, 나치부역자 숙청 모두 아무도 거역할 수 없는 대의(大義)였다. 그 대의를 앞세워 공산주의자들은 공산화로 가는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문제는 그런 명분으로 시작된 숙청이 곧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로 확대되었다는 데 있다.
북한에서는 존경받는 민족주의자였던 조만식 선생을 비롯한 민족주의자-기독교인들이 숙청됐다. 이들에게는 대개 ‘친일파’라는 딱지가 붙었고, 토지개혁과 함께 경제적 생존수단을 박탈당했다.

불가리아에서는 유대인 학살에 동참하라는 나치의 요구를 용감하게 거절해 4만 8000명의 유대인의 목숨을 구했던 국회부의장 디미타르 페셰프 같은 사람 마저도 인민법정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년 후 석방).

심지어 공산주의자들은 같은 공산주의자들을 숙청할 때에도 '파시스트'라는 낙인을 찍었다. 헝가리 공산당 출신 내무장관으로 '파시스트' 숙청에 앞장섰던 라슬로 라이크는 1949년 티토주의자, 트로츠키주의자, 파시스트, 자본주의자라는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어 교수형에 처해졌다. 도대체 트로츠키주의자이면서 파시스트, 자본주의자라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헝가리의 존경받은 종교지도자였던 민드셴티 추기경은 2차대전 중 나치의 괴뢰였던 화살십자가당 정권에 맞서다가 체포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런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공산정권의 숙청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반혁명-반역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반면에 공산정권에 협조하는 이들의 친일-친나치 행적은 조용히 덮어졌다. 친일목사였던 강양욱은 해방 후 친척인 김일성에게 붙어서 교회를 배반하고, 나중에 국가부주석으로까지 출세했다. 북한 정권이나 군부의 초기 인사들 가운데 친일파들이 적지 않았지만, 북한이나 좌파들은 그들의 친일행적은 모른 척 했다. 동독에서도 나치당에 가담했던 자들이 행정기구는 물론 비밀경찰, 심지어 공산당원으로 활약했다. 북한이나 동유럽에서의 친일파 숙청-나치 숙청은 결국 공산화 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의 공로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은 본인이 썼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신문 논설 때문에 친일파로 몰려 건국훈장을 빼앗기고, 그의 아호를 딴 거리 이름이 지워지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반면에 해방 공간에서 내내 박헌영-김일성과 어울렸던 몽양 여운형은 김성수보다 더 '친일행적'이 분명함(그가 쓴 대동아공영권을 찬양하는 한시도 있다)에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만주군 중위'는 친일파로 낙인찍히고 그 딸도 '친일파의 자식'이라는 욕을 먹고 있지만, '중추원 참의'의 손자는 여당의 원내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조선 말기 탐관오리의 증손녀이자 친일언론인의 손녀였던 노무현 정권의 홍보수석비서관은 아직도 그쪽 진영 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던 헌병 오장의 아들은 노무현 정권 시절 여당 대표를 지냈다. 그들 중 누구도 '만주군 중위'의 딸만큼 '친일문제'로 손가락질 당하지는 않았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에서의 '친일청산'이라는 것이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이자 '변형된 ‘색깔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지도자 클레멘트 고트발트는 솔직하게 말했다.

"배반자와 부역자에 대한 재판은 오늘날 우리가 국가지배권을 두고 투쟁할 때 사용되는 연장이다...매우 예리하므로 부르주아 계층의 잔가지를 모두 쳐내고 몸통만 남길 수도 있다."

민드셴티 추기경은 후일 이렇게 술회했다.

"판사는 무엇이 객관적 진실인지를 확인하는 일에 더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공산당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가만 중요시했다. 재판의 유일한 목적은 공산주의 독재에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친일청산'이 '공산화'로 가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틈만 나면 강조해온 '백년집권'으로 가기 위한 정지(整地)작업 내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했던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영속화하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입력 : 2019.03.02

조회 : 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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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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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atcha (2019-03-17)

    빨갱이 한마리 올라서니 문제 안생기는데가 없다. 이 작자를 피해 나가느냐 싸워 끌어 내리느냐.. 이러 놈을 피해 나간다는 것은 빨갱이 무서워 이 나라 빨갱이 세상 될 것이다.

  • 아카 (2019-03-04)

    대학교때 공부않고 독서연구회에서 당시 금지된 공산주의 서적들을 읽은줄 알았더니 그것마저도 제대로 안읽고 모여서 술마시고 데모연구만 했구나... 색갈로 좌파들을 나눈것은 일본제국주의 보다 훻씬 전 1861년 프랑스외 코민테른에서 빨간색을 써서 그런거란다 일보인들도 아카 라고 조선독립군과 별도로 같은일본인중 좌파들을 처벌햤고.. 붉은 시월단이라고 들어봤냐? 양화보고 정책정하기 잘하니 닥터 지바고나 레드즈 를 보고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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