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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자영업자·소비자 외면에 이어 공무원노조 반발에 직면한 박원순의 ‘제로페이’

"서울시의 부당한 제로페이 실적 강요에 맞서 투쟁하겠다!"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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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제로페이’가 공무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박 시장의 공약에서 비롯된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해소하겠다면서 출시된 QR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 전역과 부산·경남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범이 개시됐지만 소상공인의 저조한 참여율과 소비자의 외면, 각종 구조적 한계 탓에 ‘제로페이’는 난항을 겪고 있다.

<월간조선>이 단독입수해 2월호(1월 17일 발간)에 보도한 문건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제로페이’ 시범사업 개시 전, 서울시 간부들과 산하기관 대표들을 모아놓고 “제로페이의 성패에 서울시의 명예가 달렸다” “최우선 현안으로 생각하고 모두 총력을 다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며 ‘제로페이 성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은 “모든 곳(하늘, 땅, 지하)에 제로페이가 홍보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매일, 매주 단위로 순위를 매겨서 하위 10개 구에 대해서는 향후 6개월 동안 특별교부금(특별조정교부금)을 동결할 것을 정식 선언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조정교부금은 ▲재해 등 재정 수요 발생 ▲재정 수입 감소 ▲공공시설 신설·복구·보수 등 특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용도로 내려보내고, 사용되는 예산이다.

실제 서울시는 부구청장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각 자치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자치구들은 제로페이 가맹률 제고를 위해 통·반장을 동원하고, 건당 수당 1만 5,000원을 내거는 등의 방법을 쓰면서 ‘실적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서울본부가 ‘박원순 서울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1월 21일, 전공노 서울본부는 “공무원을 강제 동원하고 경쟁을 강요하는 서울시 제로페이 사업 반대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내놨다.

전공노 서울본부는 성명에서 <월간조선>이 지적한 ‘제로페이’의 문제점을 나열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자치구를 경쟁시키고 실적이 부진한 자치구에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압박을 가한다면,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대권을 위해 무리한 사업 추진을 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공노 서울본부는 또 “서울시에서는 300억 원의 포상금을 걸고 자치구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실적에 차등 지급할 것을 계획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것은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박원순 서울시’에 대한 투쟁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성명 말미에 “서울시는 제로페이 가맹과 홍보에 쓸 재원을 시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개선을 위해 사용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공무원노조 서울본부는 서울시의 부당한 제로페이 실적 강요에 굴복하지 않고 전 조합원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공노 서울본부는 '박원순 서울시'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이들은 29일에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제로페이 공무원 강제 동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지만, 오늘 이들의 기자회견은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 관계자들이 전공노 서울본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부시장(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의 면담’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전공노 서울본부에 따르면 서울시의 ▲김기봉 인력개발과장 ▲권소현 인재노무팀장 ▲배종은 자치행정과 행정협력팀장 ▲손현승 인력개발과 주무관은 25일 15시, 권정환 전공노 서울본부 사무처장과 면담했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제로페이 사업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사업이고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치구에 강제 할당한다는 것은 오해이고 왜곡되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노조 서울본부가 오해를 풀고 사업을 이해하기 위해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1월 29일(화) 예정된 기자회견은 연기하고 그날 부시장 면담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전공노 서울본부는 “기자회견과 부시장 면담은 별개의 문제로 기자회견을 연기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제로페이 실적 강제 할당과 공무원 강제 동원 금지 ▲인센티브 조건부 사업 진행과 평가 금지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웠다.

면담 종료 후, ‘박원순 서울시’ 관계자들은 ‘부시장 면담 후 기자회견 개최’를 재차 요청했다. 전공노 서울본부 측은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진다면 연기 여부를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원순 서울시’는 박 시장이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 해외 출장을 간다며 일단 윤준병 행정1부시장과의 면담 후 ‘시장 면담’을 잡을 테니, 기자회견을 연기해 달라고 또 요청했다.

이 같은 과정 끝에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권정환 전공노 서울본부 사무처장의 면담은 기자회견이 예고된 29일에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권 사무처장은 ‘박원순 서울시’에 앞선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윤 부시장은 “과다경쟁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 보완하겠으며 자치구 부구청장 회의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같은 날 열린 서울시는 ‘자치구 부구청장 회의’를 통해 ‘제로페이 유치가 과열 경쟁 방지’를 당부했다. 그러나 ‘제로페이 실적 기준 특별조정교부금 배분’을 박원순 시장이 철회하지 않는 한 서울시 관내 자치구 간 ‘제로페이 실적 올리기 경쟁’이 사라질지 의문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1.29

조회 : 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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