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논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이미지 타격 불가피 : 월간조선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며칠간 뉴스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손석희 대표는 JTBC <뉴스룸>에서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와 함께 손석희 사장을 영입한 뒤로 신뢰도‧영향력 1위 언론사에 오른 JTBC는 ‘손석희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석희 대표는 그간 잦은 송사(訟事)에 휘말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기폭제가 된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보도로 한동안 보수우파 단체의 표적이 됐다. 태블릿 PC 파일을 조작했다는 주장을 해온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손 사장 집 앞은 물론 JTBC 본사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구속됐다. 현재 변희재 대표는 손 사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손 대표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무단 사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손석희, JTBC 모두에 '타격'

〈PD저널〉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지금까지 손석희 사장이 연관된 소송은 주로 JTBC 보도의 정당성을 다투는 것이었지만, 이번 폭행 논란은 손 사장 신상이 얽힌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어지는 내용이다,

<법정 다툼이 진행될수록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이라는 손 사장의 이미지에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JTBC에도 큰 악재다. 손석희 사장은 JTBC 메인뉴스 앵커로 ‘삼성 비판 보도’와 ‘세월호 참사’ ‘박근혜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JTBC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보도 부문 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내부 입지도 더욱 다졌다.>

손석희 대표와 JTBC는 '폭행 논란'과 관련한 일련의 의혹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후속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량 접촉사고 이후의 정황

우선 차량 접촉사고다. ‘TV조선’은 2017년 4월 16일 밤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손 대표의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견인차 기사 A씨에 대해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A씨는 "(손 대표의) 검은색 승용차가 후진하며 견인차 앞부분을 들이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A씨는 "가해 차량이 그냥 떠나가길래 1km를 따라가 세워 차 창문을 두드렸지만 다시 달렸고, 이후 동료 견인차 기사들과 쫓아가자 차가 멈추고 차에서 손 대표가 내렸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손 대표는 사고 이튿날 A씨에게 폰뱅킹으로 150만 원을 송금했다고 한다. 손 대표가 "긁힌 흔적도 없는 접촉사고"라고 한 사고치고는 큰 금액이라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손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는 "손 대표 차량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지난 1월 25일 JTBC를 통해 배포한 두 번째 입장문에서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 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김씨의 의도"라며 "(동승자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승자를 정확히 봤다는 목격자나 증언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현재로선 김씨만이 동승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차량 접촉사고 이후 손 대표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른 대응을 보였다는 게 복수의 언론 보도의 요지다. '조선닷컴' 등이 입수한 녹취록을 읽어보면 이러한 정황이 잘 나타나 있다.

손석희 대표이사 폭행 논란 일지. 그래픽=조선DB(재구성)

접촉사고가 난 지 1년 4개월이 지난 지난해 8월, 손 대표와 김씨의 통화 내용을 보면, 손 대표는 김씨가 동승자에 대해 묻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18일 김씨와 나눈 대화에서 김씨가 '모친과 있었던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손 대표는 "필요하니 모신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손 대표는 지난해 9월 8일 김씨와의 통화에서 "(기사) 쓰는 순간 달려들 놈들이 대한민국의 절반은 된다"고 했다. 이어 사고를 아는 사람에 대해 김씨에게 되물으며 "누구죠? 정치권 인사예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씨는 작년 9월 "선배님과 같은 배에 타고 싶다"며 "지금이라도 누군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손 대표를 은근히 압박했고, 내용 또한 녹취록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

김씨 "사건 폭로하겠다는 의사 밝히자 손 대표가 투자와 용역 계약 제안"

손 대표는 김씨에게 지난해 12월 보낸 메시지에서 "(공채의 경우)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것은 내가 너한테 미안할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손석희 대표는 올 1월 김씨에게 저녁 뉴스 때 손 대표의 '앵커 브리핑'을 쓰는 작가 자리를 제안했다. 김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앵커 브리핑에 멤버를 하나 더 들이자 했을 때 모두 좋아하고, 누가 하냐고 기대도 크다"며 "예산을 쥐어짜서 그래도 기분 좋게 봉급을 만들어놨다"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일 폭행 사건과 관련해 "(취업 요구를) 거절하자 (김씨가) 갑자기 화를 냈고,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김씨가 술자리 직후 "신고하겠다"며 근처 파출소를 찾자 손 대표는 따라와 "풀고 일하자"며 "나 너 일 좀 시켜야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다 끝났다"고 하자 "아니야 안 끝났어"라며 "(당장) 일 필요하다며, 나도 필요하니까. 일해. 응?"이라고 했다.

김씨는 "사건을 폭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손 대표가 투자와 용역 계약을 제안했다"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월 18일 오후 2시 김씨에게 "네가 동의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오늘 사측으로부터 제의받았다. 지금껏 우리가 얘기한 것과는 차원을 달리해서 접근하기로(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밤 손 대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로 김씨를 찾아왔다. 김씨 친구인 변호사의 집이라고 한다. 녹취록에 따르면 손 대표는 "그 정도(투자)로는 도저히 (합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김 기자 생각이잖아요"라며 "그게 어렵다면 계열사 중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과 용역 관계를 맺자"고 말했다. 김씨는 손 대표에게 "구두로 하는 것은 소용없다"며 약정서를 요구했다. 결국 협의는 무산됐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 등 복수의 언론이 손 대표와 JTBC 측에 의견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손 대표는 지난 1월 24일 "(김씨가) 취업 청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나를 협박했다"며 이날 김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