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취업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 산하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콜’이 지난 1월 2일, 자영업자 회원 240명으로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에게 ‘카드 수수료’는 중대한 문제라고 하기 어렵다. 해당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2.4%는 ‘사업 운영에서 가장 걱정되는 사항’으로 ‘최저임금(인건비) 인상’을 꼽았다. 고객 감소(16.5%), 임차료 인상(15.5%), 원자재 가격 인상(1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자영업자 위기의 본질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위적인 물가 상승과 시장이 아닌 '관(官)'의 섣부른 '개발 청사진' 발표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에 의한 임차료 상승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등지에서 각종 식당을 연달아 개업하면서 이른바 '스타 요식업자'로 재평가받은 방송인 홍석천씨가 최근 임대료 폭등과 최저임금제 여파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 식당 두 곳을 닫았다고 한 매체가 18일 전했다.
홍석천씨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태원의 가게 두 곳의 문을 닫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최저임금제의 여파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5명이 2교대, 도합 10인의 종업원으로 12시간 넘게 운영했다면, 최저임금제의 인상으로 모두 합쳐 8명으로 10시간 남짓밖에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존 종업원의 월급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상승비율보다 실제로는 비용이 더 들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홍석천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리단길에 ‘임대’가 붙은 가게들이 많아졌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가득했던 가게들은 이미 떠나버렸거나 망해버렸거나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버티는 가게가 많아졌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선 설문조사 결과와 홍석천씨 폐업 원인 분석에 따르면 현재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 등이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사실상 없애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제로페이'가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를 살리는 데 특효약이 되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제로페이 외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상공인 지원 대책으로 내놓은 갖가지 정책보다 근본적으로 실효성 있는 건 '경기 활성화'이지만, 현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는 매달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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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의 국내 소비자심리지수 현황이다. 2018년 10월부터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출처=통계청 |
소비자심리지수란, 가계 부문의 ▲현재 생활 형편 ▲생활 형편 전망 ▲가계 수입 전망 ▲소비 지출 전망 ▲현재 경기 판단 ▲향후 경기 전망 총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 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108'이다. 이는 같은 해 11월 '112'까지 올랐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8년 12월엔 '97'을 기록했다. 가계 재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럼 그때는 또 어떤 지원책을 들고 나와 자영업자를 돕겠다고 할 것인가.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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