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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세상읽기

아들 특채-피감기관 갑질 의혹 장본인이 대통령비서실장?

공자, "굽은 사람을 뽑아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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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취임 일성으로 “춘풍추상(春風秋霜)”을 언급했다. ‘춘풍추상’이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줄임말이다. ‘남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되, 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하게 하라’는 의미다. 참 아름다운 말이지만, 노영민 실장 입에서 나올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노영민 실장은 2010년 6월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었다. 당시 26세이던 아들이 홍재형 국회 부의장의 기획비서관(4급)으로 채용되자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것이다. 지역구가 인접한 노영민 실장이 홍 부의장 당선에 힘을 써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아들을 비서관으로 넣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노영민 실장은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맡고 있던 2015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 자신의 시집을 피감기관에 강매했다고 해서 논란을 빚었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산자위원장에서 물러나고,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도 받았다.

그런 사람이 감히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입에 올린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 이 정권 사람들의 특색이기는 하지만, 노영민 실장의 경우는 특히나 어이가 없다. 여기서 생각나는 ‘공자님 말씀’이 하나 있다.

<자공이 군자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공자가 말했다.

“그 말하려는 바를 먼저 실행에 옮기고, 그런 연후에 그 실행한 바를 바탕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군자이다.”

(子貢問君子 先行其言 而後從之) <논어> 위정편.>

공자는 이와 유사한 얘기를 많이 했다. “일을 할 때에는 민첩하게 하고,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敏於事而愼於言)”(<논어> 학이편)라고도 했고, “군자는 말은 어눌하려고 애쓰고, 행동은 민첩해야 한다(君子欲訥於言 而敏於行)”(<논어> 이인편)라고도 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와 반대인 사람이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이다. 공자는 그런 자들 중에 어진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巧言令色 鮮矣仁) (<논어) 학이편).

문재인 대통령은 또 국회의사당에서 폭력을 휘둘러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는 강기정 전 의원을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왜 그런 문제투성이인 사람들을 그 자리에 앉혔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공자도 ‘작은 허물을 용서하며, 뛰어난 인재를 들여 써야 한다(赦小過 擧賢才)’ ‘네가 아는 인재를 등용하라(擧爾所知)’고 했다”(<논어> 자로편)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공자는 이렇게도 말씀하셨다.

“곧은 사람을 뽑아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를 것이나, 굽은 사람을 뽑아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擧直錯諸枉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 (<논어> 위정편)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가 쓰고 싶은, 자기에게 꼭 필요한 인재를 뽑아 쓴 것이라고 강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은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民不服)

 

입력 : 2019.01.08

조회 : 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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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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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onhoyoon (2019-01-09)

    정말 옳은말이에요. 비유도 적절했고, 배기자자님, 고맙소. 다음번에는 이런 불유쾌한 얘기말고 밝고 명랑한 얘기들을 부탁해요. 하도많은 내로남불, 기가찬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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