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뉴시스
국회 보좌진의 90% 이상은 단 하루도 연가(공무원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사무처의 ‘20대 국회 보좌진들의 연가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이후 하루라도 연가를 사용한 보좌진의 수는 2016년 19명, 2017년 87명, 2018년 168명에 불과했다. 전체 보좌진 수는 2,700명이다. 연차를 하루라도 사용한 보좌진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국회 보좌진들의 평균 연가 사용일수도 2016년 2.9일, 2017년 4일, 2018년 3.7일로 공무원 최소 법정 연가 일수인 11일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연가 사용불가' 사태의 원인은 국회 보좌진들의 인사권을 국회사무처가 아닌 국회의원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보좌진의 임명과 해직 절차는 국회사무처가 하지만, 전적으로 해당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다.
현재 의원 한 명의 보좌진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4명, 인턴 1명 등 9명이다. 하지만 운전, 행정 등의 필수 업무와 지역구에 파견되는 인원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4명의 인원이 의사일정 등 모든 업무를 맡아야 한다. 한 명이 휴가를 내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원을 확충하는 방안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보좌진 사이에서는 "일반 기업에서 임원, 부서장들이 솔선수범해 연차휴가를 독려하듯 의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도 연가를 내지 않았느냐"라며 "의원이 연가를 사용하지 않는 한 보좌진이 연가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