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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논어로 세상읽기

공자가 말하는 '장관이란 무엇인가'

"道로써 섬기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그만둬야"... 문재인 정부의 부총리, 국방, 외교장관은?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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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관을 일본에서는 대신이라고 부른다. 외무대신, 내각총리대신 하는 식이다. 조선 말기에도 각 부처의 장관을 대신이라고 했다. 원래 대신은 직책이라기보다는 글자 그대로 큰 신하’ ‘뛰어난 신하를 의미했다. 물론 높은 신하라는 의미도 있다. ‘대신’, 큰 신하란 어떤 사람일까? <논어>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계자연이 공자에게 물었다.

중유와 염구는 대신(大臣)이라고 이를 만합니까?”

공자는 말했다.

나는 그대가 남과는 다른 빼어난 질문을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기껏 유(자로)와 구(염유)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구나!

이른바 대신이란 것은 도리로써 군주를 섬기다가 더 이상 도로써 섬기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그만두는 것이다. 지금 유와 구는 숫자나 채우는 신하(具臣)이라고 이를 만하다.“

이에 계자연은 그렇다면 두 사람은 따르는 사람(從之者)입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말했다.

아버지와 군주를 시해하는 것은 또한 따르지 않을 것이다.”

季子然問 仲由冉求可謂大臣與

子曰 吾以子爲異之問 曾由與求之問

所謂大臣者 以道事君 不可則止

今由與求可謂具臣矣

曰 然則從之者與

子曰 弑父與君 亦不從也 <논어> 선진23

당시 노()나라의 정권 실세였던 계씨 집안에서는 공자의 제자 중유(자로)와 염구(염유)를 가신으로 쓰고 있었다. 계씨 집안 자제인 계자연이 공자에게 그들에 대해 대신이라고 할 만하냐?”고 묻자 공자는 숫자나 채우는 신하라고 박절하게 평한 것이다. 계자연이 그럼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맹목적으로 받들어 할 사람이냐?”고 묻자, 공자는 아버지와 군주를 시해하는 것 같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대신'이 꼭 오늘날의 '장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한 것으로 봐도 큰 잘못은 없을 것이다.

전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이 향후 국채(國債) 발행을 할 때 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고 통계상 박근혜 정권 시절(2017년)의 부채비율을 높이기 위해, 부하 관료들에게 불필요한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한다.

전임 국방부 장관은 우리의 국방태세를 허무는 남북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현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의 사과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해 일부 이해를 하면서,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장관은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김 위원장의 오늘 발언 가운데 특이한 것은 '만들지 않겠다'가 처음 목소리로 나온 것"이라며 "이것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좀 더 전향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에게서 도리로써 군주를 섬기다가 더 이상 도로써 섬기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그만두는’ ‘대신의 풍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 그들은 숫자만 채우는 구신인가?

아니다. ‘구신은 그래도 나라에 해 될 일은 안 할 사람이다. 그들은 종지자(從之者)’들이다. 국가재정법과 국민부담을 무시하면서 정무적 판단이라며 불필요한 국채 발행을 강요하는 기획재정부 장관, 유사시 우리 장병들을 죽게 하고 나라를 위태롭게 할 군사합의서에 맥없이 사인하며, 수많은 전우를 죽인 적의 범죄행위를 덮어주자는 국방장관, 김정은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외교장관... 이런 사람들은 공자가 말한 아버지와 군주를 시해하는 일’, 다시 말해 나라 망하게 하는 일이라도 윗사람의 말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를 종지자들이다.

그런 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논어> 선진편의 다른 대목에서 공자는 제자 염유가 계씨 집안의 축재를 돕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북을 울려 공격해도 좋다!(鳴鼓而攻之可也).”

 

 

입력 : 2019.01.03

조회 :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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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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