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에서 여당 유력 정치인을 겨냥한 '자객공천'에 나설 전망이다. 자객(刺客)공천은 특정 정치인의 낙선을 위해 경쟁력 있는 인물을 공천하는 방식이다. 전략공천 또는 표적공천과 유사하지만 좀 더 특정인물을 저격한다는 점에서 더 직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당협위원장 재정비에 나선 자유한국당 조강특위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유력 정치인이 있는 지역구에 명망가나 경쟁력 있는 인물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강특위 한 관계자는 "여당 유력 정치인을 (총선에서) 꺾을 수 있어야 선거에서 기선을 제압하게 된다"면서 "당협위원장 심사에서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위원장들의 출신과 경력을 분석해 보니 절반 이상이 운동권이나 시민단체 출신으로서 우리 당도 전투력이 강한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 의원 가운데 5선의 추미애(광진을) 전 대표, 행정안전부 장관인 김부겸(대구 수성갑·4선) 의원, 박영선(구로을·4선)·우상호(서대문갑·3선) 전 원내대표 등 차기 대권이나 서울시장 후보군에 들어 있는 유력 정치인 지역을 1차 타깃 지역으로 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에도 대항마를 세우는 전략공천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지역은 상대 당의 후보 공천 상황을 고려해 공석으로 남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지난 18~20일 전체 253개 지역구 중 교체 대상으로 지정된 79곳에 대해 당협위원장을 공모한 결과, 총 246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은 3.1대 1로 집계됐다.
지원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이자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경환 의원 지역구인 경북 경산으로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거물급 인사는 당협위원장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은 당권이나 대권 도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번 주 당협위원장 심사를 시작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