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그리는 ‘바다 화가’ 신태수 : 월간조선

서해 5도의 화가 신태수. 사진=조현호 기자

바다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그의 바다에는 뭉클한 설렘이 담겨 있다. 그 바다가 서해라면… 서해 5도라면…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철책이 이어져 있다면… 더 간절함이 전해진다.

화가 신태수(申泰洙·56)의 고향은 내륙인 경북 의성이다. 바다를 연모하는 내륙의 욕망이 바다 그림에 투영된 것일까. 그는 지난 4.27 남북회담 당시 평화의 집 3층 연회장 주빈석 뒤편을 장식한 〈서해, 두무진에서 장산곶〉을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그림 <서해, 두무진에서 장산곶>(430x130, 한지에 수묵채색, 2014)

2012년부터 3년 동안 백령도를 오가며 서해 5도의 풍광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림 소재가 된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의 바다와 하늘, 구름, 파도, 포말을 그렸다. 기자에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5~6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바다 그림을 그렸다. 바다를 관찰하다 보면 각양각색의 변화가 느껴진다. 똑같은 시간대이면서도 그날의 날씨에 따라 물 색깔이 달라진다. 이 바다의 진실을 찾고 싶었다.”

그림 <검은여>(69x173.5 한지에 먹과 채색, 2018)

그가 그린 서해 5도의 바다는 산수 풍경이지만 곳곳에 분단의 기호들과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섬을 보면서 남북한이 대치하는 공간이 오버랩되면서 평화의 의미가 더 절실해진다. 그는 “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남북관계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평화의 메시지를 가슴에 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가 그리는 바다의 진실은 ‘평화’일지 모른다.

신태수의 수묵담채화는 전통산수화에 뿌리를 두고 실경 작업을 해오면서 독자적인 현대 화풍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적인 공간의 상황묘사나 화가의 감정전달이 자연스런 비결은 뭘까. 아마도 부감법 때문일지 모른다. 부감법은 그림의 시점을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방법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처럼 편안한 시각적 효과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