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KBS 시사 프로그램 <오늘 밤 김제동>이 '김정은 찬양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북한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환영하는 단체인 '위인맞이환영단'을 이끌고 있는 김수근 단장을 인터뷰하면서 그의 주장을 여과없이 내보냈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지난 4일 방송분에서 "(김정은은)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북한) 경제 발전이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여권 추천 인사인 심영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조차 지난 1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소위원회에서 "(김수근 단장이)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주장을 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유도하고 이끌어낸 부분이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갈 길을 잃은 주사파들의 '틈새 전략'이란 생각이 든다"고 우려할 정도였다.
김 단장은 지난달 30일 본인 페이스북에 김정은 서울 답방을 환영하기 위한 지하철 광고 모금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적었다.
"목표는 300만 원! 내 안에 사는 반공 괴물을 무찌르자! 자본주의 상징! 돈으로!"
김 단장의 말처럼 반공주의는 괴물 같은 것이고, 김정은은 위인 같은 지도자일까.
"반공은 반민족 아닌 同族 구원 투쟁"
허화평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책 <사상의 빈곤>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공이란 자유통일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자유주의 체제 수호자들이, 북한의 평등주의 체제인 사회주의 체제를 반대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반북(反北)이 될 수 없다. 반공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억압받고 고통받는 동족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므로 결코 반민족(反民族)이 될 수 없다.
반공은 도그마적 구호가 아니라 노예 상태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야만적 평등주의 체제, 사이비 사회주의 체제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위대한 사상적 투쟁을 의미한다."
"北은 비정상적, 비인도적 사회"
김정은을 비롯한 김씨(金氏) 3대 세습 정권이 지배하고 있는 북한은 '위인들의 뛰어난 영도력'으로 인해 '살기 좋은 곳'이 됐을까. 고(故) 김광섭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쓴 책 <북한 50년 바로 알기>의 한 대목이다.
<이 사회에선 어린아이가 이웃 마을에 있는 부모를 방문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며, 취직이나 취학, 주택, 거주지 등 그 어느 것 하나라도 본인의 희망이나 지원과는 관계없이 선정된다.
이 사회에서 허용되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위대한 수령'을 위하여 살고 투쟁하고 노동하고 '조직적으로' 즐기는 것뿐이다. 이와 같은 권리와 의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이처럼 완전하고 또 철저하게 통제되거나 관리되는 사회는 어떠한 시대에도 일찍이 존재한 적이 없을 것이다. 이는 '이상적인 사회'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인 사회'라 해야 옳을 것이다. 이는 인공적이요, 비인도적인 사회인 것이다.>
"김정은은 통일이란 말조차 듣기 싫어할 것"
연내 서울 답방을 놓고 청와대와 줄다리기를 하던 김정은은, 올해 3번의 남북회담을 거치면서 "위인답게" 통일의 중요성을 확고히 인식했을까.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탈북민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책 <조선 레벌루션>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평화 통일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 이유는 왕조로 변한 북한 체제가 3대 세습을 포기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통일은 김정은 체제의 붕괴와 직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남과 북의 경제 격차가 하늘땅 차이로 벌어진 상황에서 어떤 식의 통일이든 김정은 체제가 단 몇 달도 견디지 못할 것을 북한 당국도 너무 잘 알고 있다. 또 북한을 갓 탈북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북한 주민들 가운데도 시장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여호모피(與虎謀皮)라는 사자성어에 비유할 수 있다. 여호모피는 호랑이에게 가죽을 달라고 협상한다는 말이다. 통일하자는 것은 김정은에게 가죽을 벗어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이 최근 한국에서 통일이란 말만 나와도 발끈하는 것은 한반도의 통일이 김정은 체제의 소멸을 의미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통일을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정은은 통일이란 말조차 듣기 싫을 것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김 단장은 지난 4일 방송분에서 "(김정은은)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북한) 경제 발전이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여권 추천 인사인 심영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조차 지난 1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소위원회에서 "(김수근 단장이)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주장을 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유도하고 이끌어낸 부분이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갈 길을 잃은 주사파들의 '틈새 전략'이란 생각이 든다"고 우려할 정도였다.
김 단장은 지난달 30일 본인 페이스북에 김정은 서울 답방을 환영하기 위한 지하철 광고 모금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적었다.
"목표는 300만 원! 내 안에 사는 반공 괴물을 무찌르자! 자본주의 상징! 돈으로!"
김 단장의 말처럼 반공주의는 괴물 같은 것이고, 김정은은 위인 같은 지도자일까.
"반공은 반민족 아닌 同族 구원 투쟁"
허화평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책 <사상의 빈곤>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공이란 자유통일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자유주의 체제 수호자들이, 북한의 평등주의 체제인 사회주의 체제를 반대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반북(反北)이 될 수 없다. 반공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억압받고 고통받는 동족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므로 결코 반민족(反民族)이 될 수 없다.
반공은 도그마적 구호가 아니라 노예 상태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야만적 평등주의 체제, 사이비 사회주의 체제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위대한 사상적 투쟁을 의미한다."
"北은 비정상적, 비인도적 사회"
김정은을 비롯한 김씨(金氏) 3대 세습 정권이 지배하고 있는 북한은 '위인들의 뛰어난 영도력'으로 인해 '살기 좋은 곳'이 됐을까. 고(故) 김광섭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쓴 책 <북한 50년 바로 알기>의 한 대목이다.
<이 사회에선 어린아이가 이웃 마을에 있는 부모를 방문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며, 취직이나 취학, 주택, 거주지 등 그 어느 것 하나라도 본인의 희망이나 지원과는 관계없이 선정된다.
이 사회에서 허용되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위대한 수령'을 위하여 살고 투쟁하고 노동하고 '조직적으로' 즐기는 것뿐이다. 이와 같은 권리와 의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이처럼 완전하고 또 철저하게 통제되거나 관리되는 사회는 어떠한 시대에도 일찍이 존재한 적이 없을 것이다. 이는 '이상적인 사회'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인 사회'라 해야 옳을 것이다. 이는 인공적이요, 비인도적인 사회인 것이다.>
"김정은은 통일이란 말조차 듣기 싫어할 것"
연내 서울 답방을 놓고 청와대와 줄다리기를 하던 김정은은, 올해 3번의 남북회담을 거치면서 "위인답게" 통일의 중요성을 확고히 인식했을까.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탈북민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책 <조선 레벌루션>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평화 통일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 이유는 왕조로 변한 북한 체제가 3대 세습을 포기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통일은 김정은 체제의 붕괴와 직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남과 북의 경제 격차가 하늘땅 차이로 벌어진 상황에서 어떤 식의 통일이든 김정은 체제가 단 몇 달도 견디지 못할 것을 북한 당국도 너무 잘 알고 있다. 또 북한을 갓 탈북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북한 주민들 가운데도 시장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여호모피(與虎謀皮)라는 사자성어에 비유할 수 있다. 여호모피는 호랑이에게 가죽을 달라고 협상한다는 말이다. 통일하자는 것은 김정은에게 가죽을 벗어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이 최근 한국에서 통일이란 말만 나와도 발끈하는 것은 한반도의 통일이 김정은 체제의 소멸을 의미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통일을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정은은 통일이란 말조차 듣기 싫을 것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