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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하버드 로 투데이(Harvard Law Today)"에 올라 있는 지난 5월 초 폴 버틀러의 '마지막 강의' 모습이다. |
하버드대 로스쿨(Harvard Law School, HLS)은 학기가 끝날 때 ‘마지막 강의’(Last Lecture)를 한다. 졸업반 학생들이 투표로 가장 존경했던 교수 4명을 선정한 뒤 그들에게 ‘마지막 강의’를 맡긴다.
지난 5월 초 폴 버틀러 교수가 HLS의 ‘마지막 강의’ 교수로 뽑혔다. 우연히 기자는 그의 ‘이별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1961년생인 폴 버틀러(Paul Delano Butler) 교수는 조지타운대 법학연구소 교수이자 전직 검사다.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전공은 형법. 현재 HLS 방문교수로 모교에서 로스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버틀러 교수는 12세 때 시카고 경찰관과 마주쳤던 일을 회상하며 마지막 강의를 시작했다. 어느 날, 12세의 흑인 소년이 백인 동네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경찰차가 다가와 차창을 열더니 “자전거가 네 것이냐?”고 물었다. 버틀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아저씨가 타고 있는 저 차(경찰차)는 아저씨 차예요?”
통쾌하게 한방 먹였다는 생각에 거들먹거리며 집으로 돌아온 버틀러는 어머니에게 칭찬은커녕 엉덩이를 맞아야 했다. 아파서 우는 버틀러보다 더 많이 운 어머니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찰에게 말대꾸하는 흑인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느냐.”
버틀러는 조지타운대 법대 교수가 되기 전 촉망받는 연방검사였다. 그는 “인생이 달콤했다(Life is sweet)”고 회상했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르게 체포되었다. 이웃이 버틀러를 고발했는데 주차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이웃을 밀쳤다는 것이었다. 이 터무니없는 사건이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판사가 검사인 나를 알아볼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판사는 그를 ‘재판에 나온 또 다른 얼굴 없는 흑인’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배심원단이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자신이 결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했고, 검사라는 사회적 지휘,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의 학위 때문이었다.
그 재판 이후 버틀러는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제가 다닌 흑인교회에서 들은 말이다. ‘좌절은 복귀를 위한 준비일 뿐’(A setback ain't nothing but a setup for a comeback)이라고.” 버틀러에게 그날의 체포는 의미 있는 경력 변화를 위한 준비였다. “다시 기소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이후 학생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그는 HLS 졸업반 학생들에게 변호사가 지닌 권력을 상기시키며 “피해자들을 위한 합의와 보상에 대해, 그리고 권력자를 기소하며, 결혼과 같은 사회제도가 모두에게 평등할 수 있게 하라”고 충고했다. 또 현재의 부당함(current injustices)에 직면하여, 버틀러는 졸업생들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내가 알게 하라(You let me know)”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HLS만의 특권과 교육으로 부정에 저항하고, 소리치며, 도전하십시오.(to resist, name, and challenge injust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