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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살, 검찰조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을까?

안상영, 노무현, 임상규, 박태영 등 검찰 조사 후 자살... 인격모독적 조사 관행 근절하는 게 진정한 '검찰개혁'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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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12월 7일 투신 자살했다. 검찰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범죄 피의자로서 검찰에 불려갔던 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상영 전 부산시장, 임상규 전 농림장관, 박태영 전 건보공단 이사장,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검찰의 조사관행을 지적한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지위에 있던 사람이나 지식인의 경우, 그 사람의 인간적 자존감을 뭉개서 정신적 쇼크를 주는 것으로 조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적 고문’인 셈이다. 각목으로 두들겨 패고, 물을 먹이는 것만이 고문이 아니다. 평생 동안 나름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자존감을 짓밟는 것도 ‘고문’이다. 
이재수 장군 조사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군인으로 평생 복무해 왔던 이재수 장군 같은 경우,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삶이 부정당하고 국가로부터 배신을 당한 것 같은 고통을 맛보았을 수도 있다.

과거에도 피의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 검찰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한마디로 넘어가곤 했다. 과문의 탓인지 몰라도, 피의자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무리가 없었는지를 살펴보았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담당 조사관이나 검사가 그 때문에 문책을 받았다는 소리도 물론 들은 적이 없다. 경찰이나 검찰에서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할 경우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담당자와 직속상관들이 감옥으로 가고, 조직의 최고 책임자도 자리에서 물러나곤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니 피의자가 검찰조사를 받고 나와서 자살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딴 게 아니다. 정권에 코드를 맞춰서 무리하게 죄를 입증하기 위해 피의자의 자존감을 잔인하게 짓밟는 수사 관행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이다. 피의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 조사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는 검찰의 명예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만약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인격모독적인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을 경우에는 담당 조사관이나 검사, 지검장 등에게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한마디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말끝마다 ‘검찰개혁’과 ‘인권’을 외쳐왔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검찰의 ‘정신적 고문’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이건 좌우,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걸 기피한다면 이 정권이 말해 온 ‘검찰개혁’은 검찰을 정권의 사냥개로 부리기 위한 ‘검찰 길들이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입력 : 20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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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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