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 당정협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의 93%가 혜택을 입게 된다.
그러나 수십억~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졸지에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잃게 된 카드사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2.0~2.2%에서 1.4~1.6%로 내리는 등 연 매출 5억∼500억 원인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를 0.22∼0.65% 포인트씩 줄여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24만 개 가맹점이 매출 규모에 따라 적게는 연간 147만 원, 많게는 505만 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전체 가맹점의 93%가 우대가맹점이 된다.
반면 카드사들은 내년부터 지난해 카드업계 전체 순이익보다 큰 액수의 수익을 잃게 된다. 4년 전 2조 1,786억 원이던 8개 카드사 순익은 지난해 1조 2,000억 원에 불과했다.
카드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 노조 관계자는 "연 매출이 수백억 원인 업체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기업인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하는 게 맞느냐"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노조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반발 집회를 열고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