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이른바 ‘진박(眞朴·진짜 친박) 공천’ 파문에 연루된 인사들과 영남 지역 다선(多選) 의원들을 겨냥,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롭고 참신한 인사들의 영입을 위해 내부 원칙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김용태 사무총장)는 오는 11월 19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4∼5차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인적쇄신안은 오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과도 맞물린 일종의 ‘물갈이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조강특위 인적쇄신의 첫 타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 공천 당시 이른바 ‘진박 공천’ 행사에 연루된 인사들을 솎아내는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소위 ‘진박 후보’를 낙하산 공천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로 인해 당시 김무성 대표가 공천장에 직인을 찍지 않는 ‘옥새파문’으로 귀결, 청와대와 당이 갈등을 빚었다.  
  
조강특위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조장, 또는 방치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 역시 배제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박·비박 갈등을 포함해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데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집중 심사할 방침이다.  
   
한국당의 전통 텃밭인 영남 지역 인사들의 물갈이도 주목된다. 참신한 정치 신인(新人)을 우선 배치, 세대교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고령 다선 의원들은 자연스럽게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우파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기 위한 인적청산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자유시장경제나 안보관과 관련해 당 이념과 맞지 않는 입법안을 내거나 발언한 의원들도 인적청산 대상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전국 253개 전체 당원협의회에 대한 평가작업을 토대로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판단한다. 이에 따라 정밀 심사를 실시, 내달 초·중순에는 전국 253개 당협 중 교체 대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조강특위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갈등과 분열의 시작점이자 원점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능하고 참신한 신인을 발굴하고 영입하기 위해 정치 지형상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적쇄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입장이 아니라 당 밖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분명하고 엄정하게 심사하고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