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좌)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임 실장이 대통령비서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 실장의) 자기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실장을 겨냥,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하나의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자기 정치를 하고 싶다면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비판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동안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했다. 하루 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지방 행사 2개(전북 군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경북 경주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를 대신 소화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보다 임 실장을 먼저 만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임종석 실세론' 또는 '대권설' 등이 새어나온다.
임 실장이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는 보수의 상징이자 선거의 여왕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물론 임 실장과 박 전 대통령은 이념과 출신이 근본적으로 다른 인물이다. 임 실장은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에 비판적이었던 '386 운동권 세대'의 기수였다. 그는 노무현-이명박 정부 당시 국회에서 같은 의원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견제구'를 날렸다. 임 실장이 대북 화해론자에 가깝다면, 박 전 대통령은 대북 문제에 관해 원칙주의자였다. 당연히 '진보 진영의 대권 잠룡'이 보는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동안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했다. 하루 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지방 행사 2개(전북 군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경북 경주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를 대신 소화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보다 임 실장을 먼저 만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임종석 실세론' 또는 '대권설' 등이 새어나온다.
임 실장이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는 보수의 상징이자 선거의 여왕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물론 임 실장과 박 전 대통령은 이념과 출신이 근본적으로 다른 인물이다. 임 실장은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에 비판적이었던 '386 운동권 세대'의 기수였다. 그는 노무현-이명박 정부 당시 국회에서 같은 의원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견제구'를 날렸다. 임 실장이 대북 화해론자에 가깝다면, 박 전 대통령은 대북 문제에 관해 원칙주의자였다. 당연히 '진보 진영의 대권 잠룡'이 보는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대선에서는 이념 선명성 경쟁만큼 '정치통합적 리더십'도 중요하다. 임 실장의 시각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임 실장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녀의 연설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단아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대변인이었던 임 실장은 "박 대표가 국가 선진화를 화두로 내세웠지만 감세 정책이 실제로 경제 활성화에 가능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보육이나 고령화 사회 대책도 감세 정책과 조화를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 이후 한동안 직접적 발언이 없다가, 세월이 흘러 2016년 탄핵 정국이 조성되자 임 실장은 다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당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격이었던 임 실장은 "(문 전 대표의) 발언 수위가 세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광장의 촛불 민심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문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 들어오면서부터 사회 개혁과 적폐 해소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왔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촛불시위 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페이스북을 통해 강공에 나섰다. 그는 2016년 11월 30일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철면피"라며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최근 대통령을 만났다는 분들의 후문을 종합해 보면, 아예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적었다. 이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이보그를 연상케 한다. 일말의 반성과 참회는커녕, 수싸움을 해보자고 덤빈다"고 했다. 그의 글이다.
"자신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거지요. 인간이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는 걸까요. 쉬면서 도를 많이 닦았는데,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가 참 힘드네요. 반드시 탄핵해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하고 감옥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반성은 안 할 것 같지만..."
임 실장은 같은 해 12월 3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탄생 같은 기적의 집권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상식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나라. 저는 그 안에 북방으로 뻗어가는 새로운 통일 한반도의 꿈을 재설계하고 싶다"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저마다 다시 꿈을 꿔보자. 접어뒀던 꿈, 포기했던 꿈, 한 번만 더 예전처럼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고 자신의 정치적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임 실장은 그해 3월 16일 새누리당 공천 작업을 겨냥, "박근혜식 공천 끝내기 수순이 알파고의 끝내기보다 무섭다. 사람 냄새가 일절 배제된 섬뜩함을 느낀다"며 "배신(?)은 반드시 쳐낸다, 흔들린 자도 쳐낸다, 확고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낸다. 몸서리 쳐지도록 무서운 건 그것이 갖는 효율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임 실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인 작년 초,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음과 밝힌 바 있다.
"'치유와 통합이 있는 정권교체' 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입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우리는 적지 않은 장면에서 우리 안의 차이에 집착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이 더 큰지 따져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접근으로는 상처가 더 벌어지기만 하더라는 게 우리의 공통된 경험입니다. (...) 좀 더 생각이 많은 분들은 제게 묻습니다. 정권교체, 다 좋은데 어떤 정권교체냐고, 맡으면 잘 할 수는 있는 거냐고. 저는 대답합니다. 정권교체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그다음은 나도 두렵다고. 언제부턴가 저는 보수와 진보가 반반 집권하는 정치가 가장 바람직한 정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는 '치유와 통합이 있는 정권교체'의 산물일까. 현직 여당 대표가 역설한 '진보 장기집권' 시나리오는, 임 실장이 외친 '보수와 진보가 반반 집권하는 정치'와 같을 수 있을까.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임 실장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녀의 연설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단아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대변인이었던 임 실장은 "박 대표가 국가 선진화를 화두로 내세웠지만 감세 정책이 실제로 경제 활성화에 가능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보육이나 고령화 사회 대책도 감세 정책과 조화를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 이후 한동안 직접적 발언이 없다가, 세월이 흘러 2016년 탄핵 정국이 조성되자 임 실장은 다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당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격이었던 임 실장은 "(문 전 대표의) 발언 수위가 세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광장의 촛불 민심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문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 들어오면서부터 사회 개혁과 적폐 해소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왔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촛불시위 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페이스북을 통해 강공에 나섰다. 그는 2016년 11월 30일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철면피"라며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최근 대통령을 만났다는 분들의 후문을 종합해 보면, 아예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적었다. 이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이보그를 연상케 한다. 일말의 반성과 참회는커녕, 수싸움을 해보자고 덤빈다"고 했다. 그의 글이다.
"자신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거지요. 인간이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는 걸까요. 쉬면서 도를 많이 닦았는데,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가 참 힘드네요. 반드시 탄핵해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하고 감옥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반성은 안 할 것 같지만..."
임 실장은 같은 해 12월 3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탄생 같은 기적의 집권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상식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나라. 저는 그 안에 북방으로 뻗어가는 새로운 통일 한반도의 꿈을 재설계하고 싶다"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저마다 다시 꿈을 꿔보자. 접어뒀던 꿈, 포기했던 꿈, 한 번만 더 예전처럼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고 자신의 정치적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임 실장은 그해 3월 16일 새누리당 공천 작업을 겨냥, "박근혜식 공천 끝내기 수순이 알파고의 끝내기보다 무섭다. 사람 냄새가 일절 배제된 섬뜩함을 느낀다"며 "배신(?)은 반드시 쳐낸다, 흔들린 자도 쳐낸다, 확고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낸다. 몸서리 쳐지도록 무서운 건 그것이 갖는 효율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임 실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인 작년 초,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음과 밝힌 바 있다.
"'치유와 통합이 있는 정권교체' 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입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우리는 적지 않은 장면에서 우리 안의 차이에 집착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이 더 큰지 따져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접근으로는 상처가 더 벌어지기만 하더라는 게 우리의 공통된 경험입니다. (...) 좀 더 생각이 많은 분들은 제게 묻습니다. 정권교체, 다 좋은데 어떤 정권교체냐고, 맡으면 잘 할 수는 있는 거냐고. 저는 대답합니다. 정권교체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그다음은 나도 두렵다고. 언제부턴가 저는 보수와 진보가 반반 집권하는 정치가 가장 바람직한 정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는 '치유와 통합이 있는 정권교체'의 산물일까. 현직 여당 대표가 역설한 '진보 장기집권' 시나리오는, 임 실장이 외친 '보수와 진보가 반반 집권하는 정치'와 같을 수 있을까.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