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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사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文 정권의 對北 유화책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韓, 北의 많은 제안 수용하면서 (동맹인) 美와는 협의 충분치 않아"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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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對北) 유화 정책을 우려하고 나섰다. 현 정권은 지난달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군사적 적대 행위 금지 조치를 적극 이행하고 있다. 한미 훈련 연기와 전방 초소 철수부터 군사분계선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남북 공동어로구역(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등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아직 북의 비핵화 조치가 가시화되지 않았는데, 한국 정부가 안보동맹인 미국과 사전 협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유화적 군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19일(이하 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한국과 미국 모두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반드시 양국 간에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며 "한쪽 동맹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사전에 다른 동맹과 협의되어야만 한다"고 전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한국은 독립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면서도 "미북 협상이 교착 상태일 때는, 남북 관계가 비핵화를 위한 미북 대화보다 '훨씬 앞서간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는 특별한 부담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매체에 "한국은 북한과의 평화적 공존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적 달성에 전력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이 제안하는 많은 것을 수용하고 있는데, 미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조야(朝野)는 전반적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북한과 협상 중인 내용에 대해, '충분한 정보 공유와 설명을 받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워싱턴의 대다수 한국 전문가는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 과정이 비핵화 과정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한미 목소리가 일치해야 (비핵화와 평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프랑스도 힘을 써서)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8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반박했다.

"'되돌릴 수 없는'이라는 표현은 내포하는 의미가 없는 잘못 만들어진 개념이다.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는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관련 모든 것이 제거돼야 한다는 의미다.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아니라, 제재 완화가 적절할 만큼의 '충분한 수준'의 비핵화 단계가 무엇일지 대해 논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과 한국 간의 차이를 넓히는 이런 발언들을 그만 멈추기 바란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 시설이 폐기되고 검증될 경우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말한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매우 중대한 단계에 왔다고 볼 수 있긴 하다"면서도 "북한은 (지금) 여전히 작동 가능한 핵무기를 수십 기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의 말이다.

"(대북 제재 완화가) '충분한 단계'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생산하는 모든 시설을 신고하고, 사찰단 접근을 허용하며 영변 외 다른 시설도 신고함으로써, 핵무기 규모가 어느 정도 파악됐을 때를 의미한다. 이때 (비로소 국제사회가)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미국이 아닌 한국의 군사 전문가는 현 정권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북 군사분야 유화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육군본부 군사전략 전문위원을 지낸 정진호 안보정책연구원장은 책 《북한 핵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星山, 2018)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서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만 한다. 지금 한국 정부를 이끌고 있는 정부는 좌파, 진보 정권이다. 정권을 유지하는 동안 국가 안보의 현주소를 알아야 한다. 과연 한반도의 운명이 누구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것인지 바쁘게 판단해야 하는데, 감을 잡지 못하고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움직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한과의 문제를 대화로 풀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일반적 논리로는 맞는 얘기이다. 그러나 국정운영은 최소한 빅데이터를 근거로 해야만 한다. 즉 정부 수립 이후 7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북한은 단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이 없고, 한국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만 얻고 모두 팽개쳐 버렸다. 수많은 인명 살상(KAL기 폭파, 아웅산 묘역 폭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및 해전 등)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이쯤 되면 모든 게 다 드러났는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정진호 원장은 "전쟁은 '여론 60%가 넘었으니 하지 말자, 다수결에 의해 3분의 2가 찬성했으니 하지 말자' 이런 게 아니다"라며 "국가 이익에 부합하면 그냥 밀어붙이게 돼 있다. 여론 좋아하다가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을 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진단이다.

<(판문점 회담 당시) 북한의 청년 지도자 내외와 그 동생이 깜찍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모두 이성을 잃었다. 신세계가 펼쳐진 것처럼 감탄하는 분위기를 보고, 그 누구도 대화의 국면에 토를 달지 못하고 칭찬과 감동, 묘한 여운에 젖어들어 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 북한의 움직임은 상위 0.001%의 광대놀음이다. 대량살상무기(핵, 미사일, 화학-생물무기)에 정신이 빠져 있는 현 상황 아래, 2000만 북한 주민의 인권은 절망과 통곡의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군사집단이 늘 활용하고 있는 '우리민족끼리'를 한국의 좌파 정권은 '우리끼리'로 화답해 두견주와 문배주, 옥류관 냉면의 그윽함, 북여(北女) 3인의 엷은 미소, 합창, 술 따름과 건배, 사진 찍고 얼굴 알리기가 뒤엉켜 그날 밤을 향유하였다.
그 시각 국민은 반가움과 함께 비통하고 절통함을 달래느라 애연가는 줄담배를, 애주가는 깡소주로 쓰라림을 다스리며 어서 빨리 '만찬의 잔 부딪히는 생방송'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외쳤다.
국민 여러분! 이제 전쟁은 없을 것이며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전쟁의 속성도 모르면서 전쟁과 평화를 날로 먹으려고 하는 가벼움이 넘쳤다.
인류 전쟁 역사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비상하고 비장한 분위기에서 전쟁이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모두 활발한 대화와 교류를 이어가던 중 부지불식간에 일어났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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