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 톱스타 배우 저우룬파(周潤發·63)가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재산은 56억 홍콩달러로 약 8100억 원에 달한다.
저우룬파는 지난 6일 영화 홍보차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최근 홍콩 영화 매체인 <제인스타즈> 인터뷰에서도 전 재산 기부 의사를 확인했다고 15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저우룬파는 2010년부터 각종 인터뷰에서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최근 이를 확인한 것이다.
저우룬파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2만 원)를 쓰고, 교통수단으로는 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저우룬파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면이 사람들에게 목격된 일도 많다.
또 같은 휴대전화를 17년간 사용하고 주로 할인매장에서 옷을 구매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전 재산 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는 "그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라며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국민 배우'인 저우룬파의 전재산 기부 소식은 국내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포털 게시판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역시 따거(광동어로 형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1980~1990년대 홍콩 느와르 전성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1970년대생들은 저우룬파에 대한 경외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저우룬파는 1955년생으로 홍콩에서 태어났으며 1980년대 홍콩 느와르 액션영화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저우룬파는 1986년작 <영웅본색>과 그 후속작들의 주연은 아니었지만 각종 인상적인 장면들을 남기면서 국내 청소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국내 홍콩 느와르 전성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