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자히말은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무리의 봉우리 중 하나다. 높이는 7193m로, 산 남쪽에는 3000m 이상의 대암벽이 있다. 사진=조진수 사진작가 제공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이 히말라야 등반 도중 돌풍과 눈사태가 베이스캠프를 덮치는 사고로 사망했다.
김 대장은 무(無)산소, 무(無)동력 산악인이다. 산악계 용어로 ‘알파인 스타일(alpine style)’이라고 한다. 포터(짐꾼)나 지원조의 도움 없이 고정캠프나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산소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자력으로 정상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등반 방식을 말한다.
김 대장을 비롯하여 유영직(장비 담당), 이재훈(식량 의료 담당), 영화감독 임일진, 그리고 정준모 한국산악회이사 등 5명과 이들을 돕던 네팔인 가이드 4명 등 총 9명이 변을 당했다. 임 감독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원정대에 참가했다. 임 감독은 주로 산악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던 대표적인 산악영화 감독이다. 대표작으로 <히말라야> <벽> 등이 있다.
<히말라야>는 800만 가까운 관객(7,759,711명)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1972년 네팔, 대원들과 등반을 준비 중이던 엄홍길(황정민)은 시신을 끌고 하산하다가 탈진한 대명대 산악부 소속 박무택(정우)과 박정복(김인권)을 구조한다. 하지만 자신의 지시를 무시한 그들에게 “다시는 산에 발을 들이지 말라”고 호통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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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히말라야> 포스터 캡처. |
1999년, 엄홍길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목표로 칸첸중가 원정대를 꾸리고, 후배 대원의 적극적 주선으로 합류한 박무택, 박정복을 다시 만난다.
엄 대장은 이들의 히말라야에 대한 열정을 인정, 혹독하게 단련시킨다. 결국 엄 대장과 박무택은 칸첸중가 정복에 성공하고 둘은 이어 수년 동안 여러 고봉을 함께 오른다.
자신만의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꾸린 박무택은 박정복과 더불어 조난당해 사망하고 엄 대장은 이들의 시신을 국내로 송환할 ‘휴먼 원정대’를 꾸려 현지로 출발한다.
그렇다. <히말라야>는 엄홍길이 히말라야 등반 중 목숨을 잃은 후배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김창호 대장 히말라야 원정대 시신(9구 중 8구)은 베이스캠프 근처 계곡 아래에 있다고 한다. 시신 수습은 이르면 우리 시각 14일 오전 9시 45분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