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NLL(Northern limit line:북방한계선)을 사실상 인정했으며 이는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군은 "북한이 계속 NLL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어느 쪽이 진실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박한기 신임 합참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고 이어진 환담에서 남북군사합의서 내용 중 서해 북방한계선(NLL) 합의를 언급했다.
남북은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 기간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해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고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에 서명했다.
NLL은 1953년 8월 30일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미 육군대장 마크 클라크 장군이 설정한 대한민국과 북한의 서해 및 동해 접경 지점의 경계선이다. 이는 46년간 남북 간 해상 경계선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1999년 9월 백령도와 연평도 등을 북한에 포함시키는 독자적인 '조선 서해 해 군사분계선'을 발표하고 NLL을 인정하지 않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남북 정상회담)부터 이번 (평양)남북 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북한이 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또 "NLL을 북한이 인정하게 하겠다고 하는 데도 큰 의미가 있고 분쟁의 수역이었던 NLL을 이제는 정말 명실상부하게 평화의 수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대전환"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진행된 국회 국방위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합참 국정감사에서 "7월부터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이 주장하는 서해 해상(경비)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7월 이후, 남북 장성급회담 등이 열린 이후 북한이 NLL을 무시하는 공세적 활동을 한 것이 맞느냐"는 백 의원의 질의에 "통신상으로 그런 사항에 대한 활동이 있었다"고 했다. 북한 측이 NLL을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사실상 NLL을 인정했다고 했는데 말이 다르다"며 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북한 함정 간 교신을 통해 파악된 NLL 인근 활동 정황은 북한이 NLL을 사실상 인정한 것에 대한 군부의 불만 표출일 뿐"이라고 맞섰다.
논란이 이어지자 합참은 "남북은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했고, 9·19 군사합의에서 이를 재확인했다"며 "양 정상이 NLL을 인정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논란이 이어지자 합참은 "남북은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했고, 9·19 군사합의에서 이를 재확인했다"며 "양 정상이 NLL을 인정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NLL 인근 현장에서 북한 측의 NLL을 무시한 공세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사실은 남북 간 합의사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