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평양에서 열린 '10.4 공동선언' 11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에게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절대 정권을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평화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며 폐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자신들만의 방북이었고 한통속끼리의 만남이었어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보수 타파 운동'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가는 '남북정치인모임'에서, 맞장구를 친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의 장기집권으로 화답했다. 또한 '평화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이분의 방북 의도가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나게 했다"고 문제삼았다.

김 원내대표는 "북핵 폐기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남측의 보수 궤멸에만 혈안이 돼 '북측과 찰떡 공조'를 보이는 이 세력들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집권당이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적폐 타령으로 정치보복을 일삼는 연유는 두 번 다시 정권을 잃지 않겠다는 장기집권의 다짐이다. 무서운 세상을 살고 있다, 오만함의 극치"라며 "북한 노동당 규약 및 대남 적화통일 관련법 개정은 입 밖에도 못 꺼내는 세력들이다. 평화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어떻게 몰고 가려고 하는지 두 눈 뜨고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남로당 박헌영인가"라며 "평양에서 이해찬 대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보수 타파' 언급에 동조라도 하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정권 뺏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가보안법 철폐까지 언급했다고 하니 정말 망언 중의 망언이다. 지금 북한 지도부와 손잡고 사회주의 혁명이라도 하자는 건가"라며 "이해찬 대표의 방북 목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한민국의 보수 타파를 북한 지도부에 약속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과거 남로당을 이끌던 박헌영이 '남쪽에는 50만 명의 공산당 조직이 있으니, 밀고 내려가면 공산혁명이 가능하다'고 했던 말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3대 세습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지푸라기처럼 가볍게 여겨온 북한의 지도부 앞에서 보수 타파 언급에 동참하고, 국가보안법 철폐 운운했다면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여당 대표의 조공 외교"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북한 핵 폐기 운운하기 전에 집권여당 대표로서, 이러고도 협치와 상생을 또다시 언급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부끄러운 처사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