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4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폭로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처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2017년 5월~2018년 8월)을 공개했다.
심 의원은 지난 1일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해당 자료를 분석, 부처마다 업무추진비 사용처를 엉뚱하게 기재하거나 '사용 금지 시간대'에 쓴 경우 및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심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사용 업종 누락'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15억 5292만 원, 청와대 4억 147만 원, 국무조정실 1억 6079만 원 순이었다. 실제 용처와 다르게 업종이 기재된 경우도 있었다. 해외 출장 시 호텔 업종에서 지출한 내역이 '한방병원'으로 기재된 경우가 344건, 우체국 이용 및 청소용품 구매로 지출한 내역이 '점술업종'으로 기재된 경우가 24건, 중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이 '남성 전용 이용원'으로 기재된 경우가 2건 등이었다. 이처럼 용처가 잘못 적힌 회계보고가 이뤄졌음에도, 정부는 이를 수정하지 않고 관련 자료를 있는 그대로 관리했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심야시간, 즉 밤 11시 이후에 청와대는 4132만 원, 외교부가 1422만 원에 문체부는 908만 원, 국무조정실도 815만 원을 썼다.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휴일에도 청와대는 2억 461만 원, 외교부가 7867만 원에 문체부는 4206만 원, 행정안전부도 4074만 원을 썼다.
골프장, 백화점, 화장품, 면세점 등 업무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곳에서도 청와대 및 각 부처들은 '업무추진비'를 썼다. 이하 관련 내역이다.
1. 골프장 운영 업종 - 과학기술부 706만 원, 외교부 374만 원
2. 백화점 업종 - 청와대 8827만 원, 통일부 1393만 원, 기획재정부 1064만 원
3. 면세점 업종 - 외교부 583만 원, 산자부 307만 원, 기획재정부 56만 원
4. 화장품 업종 - 외교부 636만 원, 감사원 339만 원
5. 스키장 업종 - 외교부, 산자부, 행안부 사용
6. 인터넷 결제 - 청와대, 문체부, 교육부 사용
7. 홈쇼핑 업종 - 교육부 9만 9000원
심재철 의원은 "부처별 업무추진비의 씀씀이가 원칙과는 동떨어진 것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심야시간대 사용, 휴일 사용, 업종 누락 등 업무추진비의 당초 취지와는 다른 비(非)업무 영역에서의 사용이 의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예산 지침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관련 지출에 대해서는 별도로 증빙서류에 기재하도록 돼 있다"며 "이는 의원실 차원에서 개별적인 확인이 불가능하며, 감사원 차원에서의 정확한 전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국회가 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한 투명한 예산 감시를 위해서는 정부가 업무추진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해 국회도 예산 내역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