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의 역설... 통계상 평균 노동시간 오히려 증가 : 월간조선

‘주 52시간 근로제’가 실시됐지만, 통계상 평균 노동시간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작된 지난 7월 300인 이상 사업체의 노동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73.1시간으로, 작년 동월(170.1시간)보다 3.0시간(1.8%) 증가했다고 한다. 300인 이상 사업체를 포함한 전체 조사 대상인 1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 7월 1인당 평균 노동시간도 172.1시간으로, 작년 동월(170.2시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이는 주 52시간 근로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 단축 효과가 거의 없는 셈이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 6월 1인당 평균 노동시간(156.0시간)과 비교해도 오히려 늘어난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노동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과거 초과근무가 많았던 일부 사업체에서는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평균 노동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체적으로는 통계상 눈에 띄는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 중 하나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추진해 국민적 지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 3개월여 만에 그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자 <조선닷컴>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이번 건은 정부가 방향을 아주 잘못 잡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급여 때문에 추가 근무를 원하는 노동자도 있기 때문에 노사 간 합의를 할 수 있는 ‘완충 지대’를 만들어놨어야 한다”며 “정책 대상자의 소득이나 연령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제대로 분석한 뒤에 집행했어야지, 이런 완충 지대도 없이 그냥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급여 감소’ ‘집중근무시간제 폐해’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조만간 당정(黨政)을 중심으로 새로운 보완책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도 지난 28일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최근 기업과 시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등에 대한 정책 수정·보완 필요성 검토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