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집권론' 이해찬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 : 월간조선

1. 재난 수준의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9월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690만 7000명으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1만 명 감소한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기인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도매소업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면서 20대 청년 실업률 역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계를 떠받치는 가장인 30~50대 일자리도 급감했다. 60대 이상 고령 취업자와 공무원, 사회복지 일자리만 늘었다.

2. 현재 서울 아파트 값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 상승률(0.47%)을 기록했다. 치솟는 집값 앞에서 가장 좌절하는 것이 2030 청년 세대다. 9월 7일 <조선일보> 기사에 실린 한 31세 회사원은 30㎡짜리 원룸에 살면서 월급 230만 원의 4분의 1을 집세로 낸다면서 "내 인생은 마이너스"라고 했다. 정부는 여덟 번째 부동산 대책인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내놨다. 대출과 세제 규제를 강화하며 시장 열기를 잡는 방향을 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1주택자도 엄청난 세금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가에 맞춰 끌어올리고, 종부세 적용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공시가의 80%에서 2022년까지 100%로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시가 6억 4400만 원인 서울의 한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종부세+재산세)가 올해 174만 원에서 2022년 561만 원으로 3배 이상 뛰게 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과열을 잡겠다며 정부가 전국적인 규제책을 동원하면 부동산 시장이 더 왜곡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급등에 이어 이번에는 전세 시장도 들썩이는 중이다. 전세금 상승률이 작년·재작년 가을 이사철의 2~3배 수준이다.

9월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1개월간 0.57% 올랐다. 작년 9월 상승률은 0.16%, 재작년 9월에는 0.19%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년간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전세금이 최근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고, 특히 상승 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여당 의원이 국토부의 미니 신도시 건설 정보를 미리 빼내 홈페이지에 띄우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경기 의왕·과천)은 지난 9월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신규택지로 논의되는 경기도의 8개 지역을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부동산 투기 바람을 불러올 수 있는 택지 조성 계획을 유출한 것이다.

3.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2박 3일 일정의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 정상회담의 성패는 김정은이 핵무기·시설 리스트 제출 같은 실질적 내용이 담긴 비핵화 합의문에 서명하거나, 적어도 육성(肉聲)으로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데 달렸다는 평가다. 가장 중요한 게 비핵화 문제란 이야기인데, 임종석 비서실장은 "비핵화 문제는 과거 정상회담에도 의제로 오른 적이 없다"면서 "마치 이번 정상회담에서 굉장한 성과를 내야 되는 것처럼 기대감이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핵문제는 어차피 미·북 간에 해결될 수밖에 없으며 남북정상회담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초점은 경협(經協)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방북 첫날 북한 경제를 담당하는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면담을 갖는다.

핵문제에 대해서는 빈손으로 올 가능성이 크지만 남북정상회담 후 정부 여당은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압박할 것이다.

야당의 반대 이유는 간단하다. 핵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천문학적 액수(금융위원회 추산 153조 원, 2014년 통일금융보고서)를 감춘 미끼 예산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9월 17일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제시한 '20년 집권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50년 집권론'을 꺼내 든 것이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