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단에 강원도지사는 포함, 경기도지사는 없었다... 왜? : 월간조선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방북단에 지자체장 중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두 명이 포함됐다.

청와대는 박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이란 명분으로, 최 지사는 접경지역 단체장이란 명분으로 특별수행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과 경협에 필요한 접경지역 단체장이라면 경기도지사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과 경계선을 보유한 광역단체는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강원도가 있다. 이 중 경기는 접경 기초자치단체가 7개인 반면 강원도는 6개, 인천은 2개다. 접경지역 인구 역시 경기도가 월등하게 많다. 남북경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도 강원도보다는 경기도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지난 8일 세종시에서 열린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 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는 각계 중요 인사 중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중요한 미국 스케줄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한편 경기도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 성사를 내심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희경 행정1부지사 등 경기도 간부들은 방북단 선정을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 내 지인들을 통해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남북체육 교류 추진차 북측 고위급 인사 접촉을 위해 15일 중국으로 출국한 이화영 부지사는 지난 12일 "이재명 지사가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참석할 경우 일정이 겹치는 점을 감안, 방중 일정을 전면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이 지사의 방북단 합류에 기대감을 나타냈었다.

또 지난 11일 열린 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다음주에는 대통령이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을 하고 남북경제교류협력이 시작될 것"이라며 "특히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남북 경협의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또 해야 하는 기관이다. 평화부지사도 그래서 만든 것 같다. 앞장서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북한 방문 일정을 통해 '스타'가 되는 것을 청와대와 정부가 경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지사는 남북 경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정부가 이 지사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고위공무원은 "경기도는 남북협력사업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고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려면 초기 단계가 중요한데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