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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수염을 기른 기장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사법부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아시아나항공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한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시아나항공 기장으로 재직 중이던 A씨는 2014년 9월, 상사로부터 “턱수염을 기르는 것은 회사 규정에 어긋나므로 면도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따르지 않았다. 회사 측은 A씨에게 비행 업무 29일 정지와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 제기를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고, 아시아나항공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비행업무 정지의 경우 1심은 “항공사는 서비스와 안전도에 대한 고객의 만족과 신뢰가 경영에 중요한 요소”라며 아시아나항공 손을 들어줬다. 2심은 아시아나항공이 외국인 승무원의 경우 일부 수염을 기르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내국인 승무원이 수염을 기르는 것이 외국인 승무원과 달리 근무자세나 책임의식과 어떠한 관련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아시아나항공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감봉 1개월에 대해서는 1·2심 모두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오늘날 개인 용모의 다양성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직원들이 수염을 기른다고 반드시 고객에게 부정적인 인식과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수염 자체로 언제나 영업의 자유에 미치는 위해나 제약이 있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항공운항의 안전을 위해 항공기 기장의 턱수염을 전면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별다른 합리적 이유와 근거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