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삼양동 옥탑방 체험’ 당시 경찰 병력 528명이 출동한 까닭은? : 월간조선

7월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소위 ‘강남ㆍ북 격차 해소 방안’을 구상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서울시 강북구 삼양동 소재 한 주택의 ‘옥탑방’에 입주했다. 이날, 박 시장은 그의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이삿짐을 풀고 난 직후 기자들에게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강남·북의 격차를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임시 거주할 옥탑방 임차에 200만 원을 썼다. 서울시가 공개한 해당 옥탑방의 ‘임대차 계약서’에 따르면 임차 기간은 7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임차인은 ‘서울시 자치행정과장 유보화’다.

사진=월간조선

서울시는 또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체험’에 필요한 물품을 사들이는 데 예산 78만 5900원을 썼다. CCTV와 인터넷을 설치하는 데 14만 1100원을 지출하고, 새 방충망을 다는 데는 34만 원을 들였다. 도어락과 그늘막 설치에는 각각 13만 원, 11만 2200원을 들였다. 대문 출입용 열쇠 제작에도 6만 2700원을 썼다.

박원순 시장이 ‘옥탑방 체험’을 할 당시 해당 주택 앞에서 박 시장에게 항의 시위를 하던 이들이 온라인상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휴일에 박 시장의 ‘옥탑방’에 전복죽과 삼계탕 육수, 생수 등을 배달했는데, 이 역시 서울시 예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황제 체험’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에 따르면 그렇다.

사진=박원순 페이스북

당시 박원순 시장은 “동네분들과 아침 간담회 때 1만 1000원짜리 죽을 같이 먹었더니 ‘황제식사’를 했다고 한다”면서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 주장대로라면, ‘공무(公務)’인 ‘주민 간담회’ 명목으로 공무원을 동원해 ‘죽 배달’을 시켰기 때문에 박 시장이 ‘사비’로 해당 비용을 결제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체험'엔 서울시 공무원과 예산 등 '공적 자산'이 투입됐다. 이 밖에 경찰도 '박원순 옥탑방' 인근에 배치됐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에 따르면 박 시장이 옥탑방에 입주한 7월 22일,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장’ 명의로 서울강북경찰서에 공문을 보냈다. 문건 제목은 ‘시민과 동고동락 관련 삼양동 숙소 시설물 보호 및 안전 확보 협조 요청’이다. 해당 공문 기안자는 ‘총무과 주무관 최선아’, 결재자는 ‘총무과장 신종우’다.

서울시는 해당 공문에서 “‘시민과 동고동락’ 추진과 관련하여 삼양동 숙소에서 서울특별시장이 약 한 달간 거주하면서 강북의 민생 현안을 살필 예정에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현재 삼양동 숙소 앞 집회 신고가 7.23(월)부터 예정되어 있는 등 물리적 충돌 및 신변 위협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되어, 숙소 시설물 보호 및 신변 안전을 위해 귀 서의 경찰 병력 지원 등 협조 요청을 드리오니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

이에 따라 서울 강북경찰서는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인근에 총 16회에 걸쳐 경찰 병력 528명(중복 포함)을 배치했다. 서울 강북경찰서가 밝힌 내역에 따르면 주로 박 시장의 출ㆍ퇴근 시각에 '집회 관리' 명목으로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1회 평균 출동 병력 수는 28명이다. 적을 때는 15명, 많을 때는 160명이 ‘박원순 옥탑방’ 주변을 지켰다.

7월 24일, 박원순 시장의 퇴근 당시 '삼양동 옥탑방' 인근에 배치된 경찰 병력이다. 사진=조선일보

총 16회에 걸쳐 '박원순 옥탑방' 주변을 지킨 연인원 528명 중 155명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대를 비롯한 시위 진압 부대(방범순찰대 포함)의 병력이다. 나머지는 서울강북경찰서 병력이다. '박원순 옥탑방'으로 출동한 서울강북경찰서 소속 경찰 병력 수는 1회 평균 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