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조선DB
2006년 8월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부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 회동에서 “지지율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고민한다”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당시 우리 국민의 4명 중 3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주로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월 31일 발표한 전화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75.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도 14.6%로 최저 수준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였다. 당시 조사에서 국민의 90%가량이 ‘경제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9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급락해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49%만이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였다. 부정 평가 이유를 밝힌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들(423명, 자유응답)은 주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1%)을 지적했다.
경제가 나락에 빠진 원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꼽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9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모처럼 일에서 떨어져 있으려 했지만 만나는 사람들, 눈에 들어오는 상황은 무거운 무게로 다가왔다. 특히 두 가지 상념이 그랬다. 보는 이에 따라 경제 현실과 정책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과 지표나 통계가 설명해 주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악화하는 고용·소득 통계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지적인 데 반해,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하는 작금의 상황을 빗댄 게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2기로 불린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