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출마 카드 만지작거리는 '문재인 사단'은 누구?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둘 때만 해도 21대 총선에서도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고 있다.

8월 31일 갤럽 발표에 따르면,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83%까지 올랐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약 4달 만에 30%포인트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8~3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위기감 때문에서일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집권"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 대표는 8월 31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2018 정기국회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2441명이나 당선됐기에 당에 활기가 넘치는 현장을 볼 수 있었고, 특히 부산, 울산, 경남까지 우리가 석권했기 때문에 차기 총선에 대한 기대가 많이 생겼다. 우리 내부적으로만 하나가 돼서 단합한다면 2022년 재집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21대 총선 압승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분위기상 압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말이 '문재인 사단' 투입설이다.

문 대통령은 PK 출신(고향 경남 거제)이다. 따라서 '문재인 사단'에도 PK 출신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 중 21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인물은 유영민(동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류영진(부산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박능후(부산고)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문(경남고) 관세청장, 배재정(데레사여고)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다.

유영민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위장전입 및 부동산 투기, 자녀 채용특혜, 증여세 탈루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자질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는 처장 취임 직후 “국내에는 (살충제 계란)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생활해도 된다”고 자신했는데, 나흘 뒤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졌다.

류 처장은 30여 년 약사 경력을 기반으로 부산에서 정치·사회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부산대병원 앞에서 ‘파랑새약국’과 ‘지하철약국’을 부인과 함께 운영해 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인연도 부산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초대 이택규 청장과 2대 최대현 청장 이후 39년 만에 지명된 검사 출신 관세청장이다.

울산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를 졸업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한 경험도 있다. 2015년 검찰을 나와서는 법무법인 지평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지평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부회장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와 민변 사무차장 출신의 양영태 변호사가 2000년 10명의 변호사와 함께 설립했다.

배재정 실장은 첫 여성 총리비서실장이다. 부산 출생으로 데레사여고와 부산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19대 국회에 민주당 비례대표로 들어왔다.

배 실장은 18년간 기자 생활을 한 <부산일보>에서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정수장학회의 편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다 사직을 권고받았다.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문 대통령이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수장학회 관련 인사로 직접 영입했다.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 부실장 겸 수행 2단장을 지냈으며, 당 대변인과 정책위 부의장도 맡았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선 문 대통령의 지역구(부산 사상)를 물려받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밖에 조국(혜광고) 민정수석과 윤건영(배정고) 국정기획상황실장, 송인배(부산대), 정현곤(진주고), 강문대(마산중앙고) 비서관의 차출설이 나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기무사 개혁 작업을 주도하는 남영신(울산 학성고-동아대) 기무사령관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변호인으로 투입된 김경수(진주고) 전 부산고검장, 지방 권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박인영(동래여고-부산대) 부산시의회 의장의 이름도 조금씩 거론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일부 대학교수와 기업인, 여성계, 시민단체 출신 친문(친문재인) 인사의 이름과 '막후 실세'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론하는 사람도 다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현재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소속된 당 출신 인사들에 대해 지역위원장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해당 인사들이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서 재직하는 동안 '대행'들이 지역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청와대 인사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위원장 임기가 2년이어서 이번에 지역위원장을 유지할 경우 2020년 총선 때 당 공천을 받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