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신임 당 대표 휘청 동영상으로 본 정치인의 건강 : 월간조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42.88%를 얻어 민주당 차기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 결과 ▲대의원 현장투표 4800표(40.67%) ▲권리당원 ARS투표 11만 2866표(45.79%) ▲국민여론조사 44.03% ▲일반당원 여론조사 38.02%를 득표했다.

2위는 송영길 의원(대의원 현장투표 3781-31.96%, 권리당원 ARS투표 7만 679표-28.67%, 국민여론조사 30.61%, 일반당원 여론조사 36.30%)이 차지했다.

김진표 의원은 26.39%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으며 ▲대의원 현장투표 3252표(27.48%) ▲권리당원 ARS투표 6만 2951표(25.54%) ▲국민여론조사 25.37% ▲일반당원 여론조사 25.50%를 기록했다.

7선의 이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그의 건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해찬 건강 이상설 동영상'이 퍼진 탓이다.

이 의원이 계단을 내려오면서 휘청거리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트위터를 통해 대량 유포됐다. '이 의원 건강이 많이 안 좋다'는 말도 함께 퍼졌다. 이 의원 측은 "동영상과 이 의원 건강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도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주 강건한 건 아닌데 몸이 아픈 건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 지금의 여권에서는 유력 정치인의 건강문제가 자주 조명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적.

2004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을 마치고 경호원과 은밀하게 총회장을 빠져나가는 김 전 대통령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당시 80세 고령인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대퇴부 염좌'를 앓았고, 퇴임 직전 신장이 나빠 혈액 투석을 해야 한다는 진단도 받았다고 한다.(<이희호 회고록>)

휠체어를 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 28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조선DB

2002년 <월간조선>은 김 전 대통령의 신변 이상설을 추적하면서 대통령 주치의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주치의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리 근육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을 뿐, 당뇨도 없고, 혈압도 정상이며 지금은 식사도 잘 하신다."

이희호 여사의 회고록 내용에 비춰봤을 때 국가 최고지도자의 건강은 한 나라의 안위와 직결되는 만큼 주치의는 인터뷰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김두우 전 홍보수석이 쓴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 많이 편찮으셨지만 공식 발표는 안 했다고 말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라는 게 그래. 정말 죽을병에 걸렸으면 발표해야겠지만 혼자서 견뎌야지"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질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25일 신임대표로 당선된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의원이 2005년 5월 20일 "노 대통령도 가끔 골프를 치는데 한번 치고 나면 허리통증이 2주간 가는 모양이더라. 디스크 수술이 깨끗하게 안 된 것 같다. 회의석상에서도 1시간 이상 앉아 계시질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인 것이다.

보안에 부쳐야 할 국가원수의 건강사항이 공개된 장소에서 밝혀졌다는 이유에서 이 의원은 비판을 받았다.

당장 청와대는 한 언론을 통해 "노 대통령이 2~3시간 걸리는 회의도 별 이상 없이 주재하는데 왜 이 총리가 그런 식으로 반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6월 27일 감기 몸살을 앓았다. 당장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신의 한수' 채널은 지난 7월 2일 '문재인의 이상한 행동과 건강이상설' 영상을 올렸다.

지난 6월 2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성남 서울공항 귀국 모습.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28일 현재까지 건강상의 이유로 공개활동이 없는 상태다.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이 방송토론에서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을 거부하는 이유가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만성피로로 인해 태반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자신의 건강 정보를 거리낌 없이 공개했다. 2015년 4월에는 '만성피로에 위경련, 복통, 인두염, 미열' '건강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며 '서울 모처에서 검진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링거 투혼' 등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일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가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부작용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가 침몰하던 7시간' 행적이 논란이 되면서 '성형수술' '보톡스 시술' 등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개인 병원에서 주사제를 불법으로 대리 처방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09년 12월 주치의에게 심각한 폐질환을 진단받았다. 그는 부속실 직원도 눈치채지 못하게 약을 비타민이라고 둘러댔다. 안색이 환자처럼 보일까 봐 부인 김윤옥 여사의 화장품을 썼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서 이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기력이 떨어지고 식은땀이 났다. 아내에게도 발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