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의 리처장(이성민)의 실제 인물인 리호남, 2007년 안희정 만나 : 월간조선

연기 장인(匠人)으로 불리는 배우 이성민. 2012년 MBC <골든타임>과 2014년 tvN <미생>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가 2018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8월 8일 개봉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과 15일 개봉하는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은 것이다.

두 영화는 흥행 중이다. <공작>은 전국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목격자>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2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배우 이성민이 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공작>에서 연기한 리처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처장이 실제 인물이란 이유에서다.

리처장의 본명은 리호남이다. 리철운이랑 가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흑금성' 박채서씨의 공소사실을 보면 그의 이력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리호남은 90년 5월경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원 및 교수로 근무한 후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합영지도국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북한의 대남공작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에 파견되어 남한 정치정세 및 군사기밀 수집활동의 공로로 98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자로, 2000년 4월경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작전부'(현 정찰총국) 산하 715연락소에 소환되어 작전부 산하 위장업체인 '조선명성회사' 대표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 '민족화해협력위원회' 참사 등으로 위장한 채 대남 정보수집 등 공작활동을 수행해 왔다.>

리호남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사'로 파견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2006년 10월 베이징에서 만나기도 했다. 사진=조선DB

리호남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사'로 파견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2006년 10월 베이징에서 만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0년 국정원이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대북 접촉 과정을 수사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공안당국 관계자는 "그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당시 국정원은 리호남 측과 접촉한 국내 인사들을 스크린해 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인 이강진 현 세종시정무부시장과 친노 인사인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리호남 측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두 사람이) 남북교류 협력을 모색하다가 리호남 측을 접촉했지만 상대방이 정찰총국 소속이란 점을 알았다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리호남의 이름이 다시 거론된 것은 2013년 4월. 그는 당시 발견된 북한 해커들의 외화벌이 사건에 또다시 등장했다.

검찰은 북한 해커와 손잡고 불법 온라인 게임·증권·성매매·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최씨가 리호남으로부터 국내 인터넷 이용자 개인 정보 1000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성규

최씨는 2011년 5월부터 2개월에 걸쳐 '김참사'라는 암호명을 쓴 리호남과 북한 해커 '신실장'을 3차례 접촉해 해킹 장비로 쓸 노트북 2대와 USB메모리를 넘겨주는 대신 불법 개인 정보 1000건이 담긴 파일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았다.

리호남은 여전히 북한 외화벌이 및 대남공작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11일 정부는 개인 12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는데, 그중 한 명이 리호남이었다. 당시 그는 중국 소재 류경상업은행 소속이었다.

당시 리호남을 제외한 독자제재 대상 11명은 다음과 같다.

<김수광(주 벨라루스 정찰총국 요원), 김경혁(제일신용은행 소속, 중국 소재), 박철남(제일신용은행 소속, 중국 소재), 리성혁(고려은행 소속, 중국 소재), 김영수(원양해운 소속, 베트남 소재), 김동철(만수대창작사 소속, 나미비아 소재), 차승준(고려금강은행 소속, 중국 소재), 허영일(하나은행 소속, 중국 소재), 지상준(조선금강그룹 은행 소속, 러시아 소재), 곽정철(조선금강그룹 은행 소속, 러시아 소재), 렴희봉(조선금강그룹 은행 소속, 러시아 소재)>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