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국 고등학교 교사들은 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근무하지 못하게 된다.
17일 교육부는 "고등학교 교사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되지 않도록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교육부는 "고등학교 교사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되지 않도록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상피제란 고려와 조선시대에 일정범위 내의 친족 간에는 같은 관서 또는 통속관계에 있는 관서에 근무하지 못하게 하거나 연고가 있는 관직에 근무하지 못하게 했던 법이다.
최근 '강남 모 여고 교사 쌍둥이딸 전교1등 사건'이 불거지며 부모 교사가 자녀 성적 및 입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대입결과를 결정짓는 학생부와 수행평가 등에 부모 교사가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존재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재학하는 일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연말까지 상피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인사규정을 고친 뒤 내년 3월 1일 자 인사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부모가 교사로 재직하는 학교에 자녀가 배정되면, 부모 교사를 다른 학교로 전근 보낸다는 계획이다.
사립학교의 경우 같은 재단 내 다른 학교로 교사를 전보시키거나, 자녀 재학기간 동안 공립학교에서 교환 근무를 하는 방식이 논의된다.
사립학교의 경우 같은 재단 내 다른 학교로 교사를 전보시키거나, 자녀 재학기간 동안 공립학교에서 교환 근무를 하는 방식이 논의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원은 1005명, 부모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자녀는 1050명이다. 2360개 고교 가운데 560개교(23.7%)에서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피제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는 의견과 함께 "일부 지역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 서울 등은 왜 못했나"라는 비난과 "학교선택권을 차단한다"며 우려하는 시선 등이 엇갈린다.
이미 경기·세종·대구·울산 지역은 부모 교사,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부모가 교사로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배정되면 부모를 다른 학교로 전근시킨다.
부모가 재직한다는 이유로 집과 가까운 학교 지원을 포기해야 하는 등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제한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고등학교 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어쩔 수 없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있는데, 교육부는 그 경우 부모 교사를 학생 평가 관련 업무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