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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잊을 수 없는, 잊어서 안 되는 〈광복절노래〉

[阿Q의 ‘비밥바 룰라’]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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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경축식에서 참석자들이 8.15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첫 소절부터 감동적이다. 우리 땅, 우리 조국의 땅을 ‘만져보자’고 한다. 바닷물도 덩실덩실 넘실넘실 춤을 춘다. 해방을 그토록 그리워하며 목숨 던졌던 선열들을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어른님’은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이들을 자식으로 둔 부모, ‘벗님’은 해방을 함께 맞이한 동시대의 사람들을 뜻한다.
나라 잃은 40년 세월이 바로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다. ‘엉긴 피’만큼 사실적이고 강렬한 표현이 있을까. ‘길이길이 지켜야’ 할 내 나라를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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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1월 9일 자 경향신문 2면 상단에 <가사모집>에 광복절 노래 공모 기사가 실렸다.

〈광복절노래〉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1949년 11월 9일 자 경향신문 2면에 실린 기사다.
 
가사모집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방금 정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의 가사를 현상 모집 중인데, 마감은 11월 30일로서 원고는 총무처비서실 전례과로 보내주기 바란다 한다. 그리고 당선된 가사는 전문가에게 작곡을 위촉하여 명년 1월 1일부터 전국 관공서 학교 기타 식전에서 통일적으로 부르게 할 예정이다.
 
1. 삼일절 노래-기미년에 우리 민족이 일제에 항거하여 독립을 선언한 기념일(3월 1일)
2. 제헌절 노래-국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공포한 기념일(7월 17일)
3. 광복절 노래-대한민국이 정식으로 독립을 선포하고 발족한 기념일(8월 15일)
4. 개천절 노래-국조 단군께서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창건한 기념일(10월 3일)
5. 새해의 노래-신년을 축하하는 날(1월 1일)
6. 공무원 노래-각 관공서의 조례식 및 기타 집합에서 공무원의 이도를 앙양하고 사기를 고무하기 위하여 수시로 부르게 할 노래
 
이런 공모를 거쳐 제정된 노래가 〈광복절노래〉다. 정인보 작사·윤용하 작곡이다.
이 노래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로 1949년 10월 1일 제정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정되었다.
이 노래가 확정된 것은 6.25사변을 앞둔 1950년 4월 26일이었다. 광복의 기쁨을 해방 후 5년 만에 겨우 노랫말로 확정했지만 두 달 후 민족사의 가장 큰 비극을 겪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광복절노래〉를 작사한 정인보 선생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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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 1893년 5월 6일 ~ 1950년 11월 경 추정)
그는 삼일절, 제헌절, 개천절까지 직접 노랫말을 지었다. 5대 국경일 노랫말 중 한글날 노래(외솔 최현배)를 제외한 4곡이 그의 손을 거쳤다.
 
1893년 서울 출생인 그는 대한제국의 한학자이자 역사학자, 교육자였다.
일제 치하, 민족주의 운동에 가담하면서 연희전문학교에서 한학, 역사학을 가르쳤다.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 조선총독부의 탄압이 거세지자 전북 익산으로 내려가 은거했다.
광복 후인 1946년 국학대학이 설립되자 학장에 취임한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초대 감찰위원장(오늘날의 감사원장)에 임명된다. 그러나 이승만의 측근인 임영신이 선거 중 저지른 비리를 적발, 파면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진 사퇴했다. 위당은 1950년 6.25전쟁 때 서울에 고립된 채 납북되었다.

입력 : 2018.08.15

조회 : 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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