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북한산 석탄 밀반입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밀수업자들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관세청의 해명을 일축, 정권실세 개입설과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석탄을 납품받은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남동발전이 관세청·외교부 등과 오갔던 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지난 13일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 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도 여전히 업자 일탈이고 정부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건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번 일도 넘어가자는 건지 지적을 안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참석한 특위위원들은 북한산 석탄 반입이 현 정권과 연계된 사건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태 의원은 “원산지증명서 위조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배 7척이 97차례 우리 항구를 드나든 것은 정권실세 배경 없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의원도 “남동발전이 정권 지시에 의해 석탄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김기선 의원은 “지난 8일 진룽호에 첨부된 석탄 성분 실험 성적서를 국제 광물 검사·검증 기관인 스위스 SGS에 보냈더니 하루 만에 위조 여부가 드러났다”면서 “관세청이 10개월 동안 조사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끈 이면에 상당히 큰 커넥션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기준 의원은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의 위장 반입사건에 대한 중간수사를 발표했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는커녕 의혹을 더 확대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면 백일하에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한홍 의원은 “남동발전과 한국전력·산업부·외교부·관세청 등과 주고받은 자료를 각종 문서를 받아야 하는데, 모든 자료 제출을 일절 거부하고 전화 수신조차도 안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은 “이번 문제가 잘못 흘러가면 우리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고 국가안보에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와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지난 10일 석탄 반입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4~10월 총 7차례에 걸쳐 66억 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ㆍ선철 3만 5038톤이 불법 반입됐다고 했다. 관세청은 석탄을 들여온 3개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석탄을 사용한 한국남동발전 등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관세청의 수사 결과 발표 당일 페이스북에 “북한 석탄 위장반입 게이트가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북한 석탄 첩보를 받은 후에도 국내 위장반입이 계속되었다고 한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가장 놀라운 사실은 (석탄을 사들인) 남동발전은 물론이고 관세청마저 원산지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토록 저급한 북한 석탄이 정부의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왔다면 ‘정권 차원의 게이트’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