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6일 석방... 앞으로 어떻게 되나 : 월간조선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법원 결정으로 6일 석방됐다. 지난해 1월 21일 구속된 이후 562일 만이다.

김 전 실장은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상고심 중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면서 '구속 만기일인 8월 6일까지 선고할 수 없으니 이날 석방하라'는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검찰은 사건 담당 재판부에 공소유지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석방 현장은 '아수라장'

8월 6일 오전 0시 구속기간이 만료된 김 전 실장은 0시 5분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정문을 나섰다. 구치소 앞에는 석방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석방에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렸으며 돌발상황에 대비한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도 대기했다.

김 전 실장이 문 밖으로 나오자 시위자들이 몰려들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김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정문 바로 앞에 서 있던 승용차 뒷좌석에 올랐다. 그러나 시위자들이 "구속하라" "석방하라"고 제각각 소리치며 길을 막고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 40여 분간 구치소 앞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6일 심야 동부구치소 앞은 시위자들과 경찰병력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향후 재판 어떻게 되나

김 전 실장은 그동안 고령과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보석을 요청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8월 6일부터는 구속기간 만료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김 전 실장이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은 1) 블랙리스트 2) 화이트리스트 3) 세월호 보고 조작 세 가지다.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는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는 징역 4년으로 형이 늘어났다. 대법원 상고심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만큼 최종 선고까지는 적지 않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이트리스트 혐의와 세월호 보고 조작 혐의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24억여 원을 지원하도록 했다는 혐의다. 세월호 보고 조작 혐의는 세월호 대통령 보고와 관련,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허위 내용의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했다는 혐의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혐의로 대법원에서 1년 6개월 이상의 형량이 확정되면 나머지 형량을 채우기 위해 다시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